중소벤처기업부의 18일 정부업무보고엔 한가지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보고서 주요과제 어디에도 벤처와 수출이란 단어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홍 장관은 올해 추진할 중기부 4개 핵심 정책 과제로 일자리 중심의 중소기업 정책 개편, 성과공유 확산을 통한 소득 증대,소상공인의 혁신성과 협업 촉진 및 사업영역 보호, 중기부 현장 행정서비스 기관 탈바꿈을 제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산업부 외청이던 중소기업청이 20여년만에 벤처라는 이름을 달고 장관 부처로 승격한 문재인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부처다. 그만큼 벤처, 수출의 의미가 중요한 곳이다.
그런데도 올해 핵심과제에는 이를위한 내용이 거의 없다. 이럴거면 뭐하러 그 숱한 논란속에 부처명을 고치고 4개월 가까이 적임 장관도 구하지 못해 식물부처라는 비아냥까지 받았는지 의아할 뿐이다.
안그래도 지난해 벤처기업과 벤처수출은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올해는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점이란 얘기다.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200억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벤처기업 수출액은 198억5000만달러에 머물고 말았다. 이 정도면 밀어내기가 됐든 뭐든 상징성 높은 200억 달러 돌파에 수출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발벗고 나서지 않았을리 없다. 4분기 수출증가세가 눈에 띄게 주춤해진 걸 보면 그만큼 상황이 어려웠다는 반증이다.
물론 지난해 벤처 수출은 사상 최대의 실적이고 증가율이 9.9%에 달하는 눈부신 성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수출 증가율 15.8%에는 턱없이 모자라 빛이 바랠수 밖에 없다. 게다가 중국 베트남 미국 등 3개 주요국 수출이 103억 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품목별로도 계측제어분석기(58.5% 증가), 반도체 제조용장비(29.5%) 등 일부가 수출증가세를 주도했다. 기술과 성장성도 불안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 자사의 보유 기술이 세계 제일이라고 응답한 벤처기업이 2012년엔 4.2%나 되고 국내 유일의 기술이라던 곳도 11.1%였다. 하지만 지난해엔 그렇게 답하는 곳이 거의 없어졌다. 국내 중소기업 354만여개 중 수출 기업은 고작 3%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가 제2도약에 성공하려면 중소기업을 대거 양성해야 한다는 건 거의 당위다. 그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해야만 수출형 우량 중소기업이어야 의미를 갖는다. 수출강국 독일이나 일본의 힘은 지멘스, 도요타와 같은 대기업 보다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지닌 중소기업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