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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대화 향한 견제구?…美ㆍ日 “압박 늦추거나 보상 안돼”
-틸러슨 “北 더 큰 대가 치르도록 해야”…쌍중단 수용불가 재천명
-고노 “남북대화한다고 제재 중단 있을 수 없어…순진무구한 것”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일본이 강경한 어조로 대북제재ㆍ압박 기조를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성된 남북대화 무드는 지지하지만 북한의 평화공세와 한국의 제재완화 움직임엔 강력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16일(현지시간)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회의’(이하 밴쿠버 그룹 회의)에서 남북대화를 환영하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유의미한 태도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재 및 압박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신뢰성 있는 협상을 위해 테이블로 나올때까지 북한 정권이 하는 행태에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면서 “동맹의 결의와 연대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시도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아울러 중국 측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해온 ‘쌍중단’(雙中斷ㆍ북한의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중단)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재천명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입장에서 최근 남북대화를 환영한다.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북한이 남북대화를 하니까 제재 중단이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순진무구한 것”이라고 경계했다. 고노 외무상은 “북한은 대화로 뭔가를 얻어내려는 것 같다”며 “제재완화와 금융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일 외교수장의 강경메시지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북제재 기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별도의 개회사에서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대북 관여 노력을 경주하면서 비핵화라는 분명한 목표의식을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일 정부를 안심시키기엔 부족했다고 미국과 일본 소식통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을 앞두고 미국과 협의했다고 했지만, 이는 ‘통보’에 가까웠다”며 “트럼프 행정부 내에 문재인 정부가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가 아닌 ‘최대한의 관여’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트럼프 행정부는 남북대화가 이룰 수 있는 성과에 매우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밴쿠버 그룹 참가국들이 대북제재에 대한 완고한 입장을 보이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앞서 전날 평창올림픽 기간에 대북제재 일부를 유예시키거나 올림픽 지원에 한해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제재 일시 해제안 등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안해 승인받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에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이 참가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대북제재 완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강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대화와 대북제재ㆍ압박이 병행돼야 한다는 건 회의참가국 모두 동의하는 사안”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없이는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진전도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핵화는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구축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는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변함없는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이뤄진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과 실무접촉 성과에 대해서는 “남북대화는 매우 생산적이고 긍정적이었다”면서 “수년간 경색된 남북관계에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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