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식품업계 따르면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의 성장세가 거침이 없다. 비유탕봉지라면은 2015년 629억원 규모를 기록한 이래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해왔다. 지난해는 11월까지 약 88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올해는 10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식품은 2011년 ‘자연은 맛있다’로 비유탕면 시장을 선점했다. 초창기 히트작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은 출시 두달만에 200만개를 판매하는 등 인기를 끌며 비유탕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풀무원은 2016년 쫄깃한 면발에 칼칼한 국물을 구현한 ‘육개장칼국수’(육칼)로 다시 한번 도전장을 냈다. 출시 6개월만에 2000만개를 판매하고 국내 봉지라면 매출 톱10 안에 들 정도로 깜짝 인기를 끌었다.
육칼의 성공 이후 풀무원은 지난해 브랜드명을 ‘자연은 맛있다’에서 ‘생면식감’(生麵食感)으로 리뉴얼하며 비유탕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한 ‘생면식감 돈코츠라멘’<사진>은 그동안 쌓은 풀무원의 비유탕면 노하우를 총집합했다. 국내 라면업계 최초 일본식 라멘이기도 하다.
타 제조사들도 비유탕면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농심은 2016년 말 ‘얼큰장칼국수’를 출시했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파듬뿍육개장’을 선보였다. 모두 비유탕면이다.
유통업계도 비유탕면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이미 풀무원과 함께 ‘비유탕면 특설 매대’를 기획했다. 전국 홈플러스 110여 개 매장에 ‘비유탕면 특설 매대’를 설치해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선다.
풀무원식품 건면사업부 박준경 PM은 “국내 라면시장은 빨간국물, 하얀국물 등 스프 개발이 관건이었지만 2015년 굵은 면발의 중화풍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면의 식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비유탕면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