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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시절 국정원 직원 “국정원이 댓글달고 연예기사 올려 자괴감”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댓글 활동을 한 국정원 직원이 검찰에 “원세훈 원장의 분풀이를 해주는 것 같았다”며 자괴감을 토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 재판에서 이런 내용의 국정원 직원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 직원은 검찰 조사에서 “아고라에 북한 IP로 들어와서 올린 글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것과 상관없이 소수 논객이 올린 글에 국정원이 나서서 댓글 달고, 연예 기사 등을 올리면서 희석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직원은 “원세훈 원장의 분풀이를 해주는 것 같았다. 이슈 희석하기 등 보여주기 식으로 업무를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국정원 직원의 진술도 공개됐다.

외곽팀을 관리한 황모(구속기소)씨는 검찰에서 “원세훈 전 원장이 주중도 아니고 주말에 컴퓨터로 아고라를 보다가 유성옥 단장에게 전화해 ‘달라진 게 뭐냐. 대응 잘하고 있는 거냐’고 질책했다”고 진술했다.

황씨는 “그 뒤 비상연락망으로 ‘다음 아고라 상황이 안 좋으니 대응을 해라’는 지시가 내려와서 급하게 심리전단 직원들이 (심리전) 활동을 했다”는 진술도 했다.

‘한 시간 이내에 사이버 활동 투입’ 같은 지시가 떨어지면 30명가량의 심리전단 직원 전원이 휴일에도 근무했다고 황씨는 진술했다.

황씨는 “원장이 ‘양적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해 사이버 조직뿐 아니라 외곽팀을 확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외곽팀에 대한 보안 문제가 있어서 직원들도 힘들어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재판에선 심리전단과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에 내려진 은밀한 ‘활동 지침’도 공개됐다.

심리전단 직원들에겐 ‘동일한 장소는 자주 드나들지 말고, 국정원 주변의 커피숍은 피하라’는 등의 지침이 내려졌다.

트위터상 여론 조성 및 조작에 나선 사이버 외곽팀에는 ‘프로필에 신상정보를 게시해 신뢰감을 조성하고, 촌철살인 멘트, 독창적인 의견을 게시해 리트윗을 유도하라’는 지침이 하달됐다.

트위터 외곽팀은 주로 젊은 사람들 위주로 모집했으며, 이들의 활동비는 팔로워 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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