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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컨슈머 대예측 ②] 올해 소비트렌드 뭘까…단연 ‘가심비’
-‘가심비’, 가격 대비 마음의 최대 만족 의미
-객관적 효능ㆍ성능보다 개인 만족도 우선
-비싸도 안전ㆍ즐거운 것…심리적 위안비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가성비? 아니죠. 이젠 가심비랍니다.”

2018 무술년의 시작과 함께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 시대로 접어들었다.

2일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에 따르면 2018년 소비 트렌드로는 가심비(價心比 )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가 2018년 소비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가격 고성능을 찾지 않고 비싸도 안전한 것, 비싸도 즐거운 것을 추구하며 심리적 위안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사진은 유통가 모습.

2017년을 휩쓸었던 ‘가성비’가 단순히 가격대비 높은 성능(객관적 표준)을 의미했다면 가심비는 가성비에 주관적, 심리적 특성을 더한 개념이다. 즉 ‘소비자가 최대 만족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싼 가격과 품질만이 중요했던 가성비가 기분과 취향, 신뢰도가 중요한 가심비로 진화한 것이다.

가심비 소비 현상은 사실 지난해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가 유해물질 생리대 논란이 만든 친환경 생리대 열풍이었다. 지난해 여성환경연대가 시중 생리대의 유해물질 위험을 발표한 직후 대형마트에서는 일반 생리대의 3배가 비싼 100% 천연펄프 친환경 생리대 판매량이 급증하고 이마트의 면생리대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3885.5%(지난해 9월 기준)나 폭증하기도 했다. 불안이 불매로 이어지던 과거와 달리, 비싼 돈은 주고라도 안전성이 입증된 상품을 택하는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가심비 트렌드는 굿즈(특정 인물이나 콘텐츠, 브랜드와 연관된 상품) 열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돌 상품에서 시작한 굿즈는 향후 1000억~1300억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관련업계의 전망까지 나오며 출판계ㆍ정치계ㆍ영화산업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익금 일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쓰이는 팔찌, 동물 보호, 환경 보호 등의 활동과 관련된 상품도 소비자가 윤리적인 소비라는 심리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심비 소비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굿즈 시장은 가심비와 미닝 아웃(Meaning Outㆍ소비 행위로 자신의 취향과 철학을 알리는 것) 현상이 맞물려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가심비 위주 소비가 저성장 시대의 그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유통전문가는 “가심비는 저성장 시대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선택이기도 하다”며 “혼란스러운 사회적 현실, 크고 작은 개인의 고민에 지친 자본주의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즉각적 위로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불신, 불안, 불황이라는 ‘3불 시대’엔 가심비 제품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도 가격경쟁, 용량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이에 대해 어떤 보상심리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셀프선물’을 하는 소비자,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 등 가심비 위주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 가격 자체는 부수적 조건일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의 감정적인 시그널을 얼마나 잘 읽고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유통 마케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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