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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결 따뜻해진’ 인력시장 쉼터·버스정류장
서울시·자치구 '깨알 월동법'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지난 19일 만난 서울 금천구에 사는 일용직노동자 이모(58) 씨는 이맘때면 구로동 남구로역 인력시장 안에 들어서는 ‘텐트’를 제2의 보금자리라고 표현했다. 오전 4시30분이면 이곳에 도착하는 그는 현장이동차량을 기다리며 손발을 녹인다. 친구들과 차를 마시면서 안부를 묻기도 한다. 이 씨는 “이 텐트가 없었다면 추운 날 꼼짝없이 덜덜 떨었을 것”이라며 “이런 게 피부에 와닿는 행정”이라고 말했다.

거세지는 칼바람에 맞선 서울시와 자치구의 ‘깨알’같은 동장군 대처법이 눈길을 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6개구 8개 인력시장 근방에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평균 13.5㎡(4.0평) 규모 ‘겨울철 쉼터’를 운영한다. 13~15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올해 금천구 독산동 삼성인력건물 앞에 새로 생긴 1개소를 더해 시장마다 하나씩 모두 8개소다.

운영 시간은 보통 오전 3~4시부터 오전 7~8시며, 내부에는 난방기와 와이파이(WiFi)ㆍ핸드폰충전기 등 편의시설도 있다. 커피와 한방차 등 온음료도 있다. 한 개소당 설치비는 100만~300만원이다.

성동구와 관악구에선 버스정류장마다 ‘텐트’를 볼 수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한기에서 몸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성동구는 올해 행당동 왕십리광장과 성수동 서울숲 등 유동인구가 많은 버스정류장 28곳에 ‘온기누리소’란 이름으로 4.5㎡(1.3평) 크기의 이 투명텐트를 설치했다. 노란 지붕을 얹고 ‘추위를 피해가세요’란 문구도 쓰여있다. 한 개소당 설치비는 디자인과 유지관리비를 모두 더해 198만원이다. 관악구도 지난 2014년부터 ‘동장군 대피소’란 명칭으로 겨울마다 4.5㎡ 크기 투명 텐트를 운영 중이다. 이원율 기자/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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