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오랜 세월 시대와 공간을 넘어 작가와 독자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되어 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급성장으로 소통의 표준이었던 책은 이제 소통의 일부로 변해가고 있다. 출판시장이 SNS 콘텐츠 성장의 반대급부로 몰락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SNS로 인해 도서 홍보는 더 빠르고, 확산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스마트 기기와 연계된 플랫폼의 등장으로 전자 출판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웹 플랫폼과 새로운 표현방식을 통해 콘텐츠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가고 있다. 책은 고급화된, 양보다 질적으로 성장하는 콘텐츠로 진화해가고 있다.
세계는 물리적 제약을 초월해 하나되고 있다. 외국어나 물리적 거리가 소통의 장벽이 되지 못하고, 독자는 더 이상 국내의 콘텐츠만 즐기지 않는다. 창작자에게는 세계의 모든 창작자가 경쟁자가 된다는 의미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을 고려하면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새로운 출판 문화를 꿈꾸는 노력의 일환으로 '놀이 사진가' 정현진 작가 신작 『1장 1단』을 들 수 있다. 그는 2014년, 놀이 사진이라는 생소한 기치 아래 ‘아타락시아’를 선보인 바 있다. 출간 이후로도 SNS상에서 사진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2만 명이 넘는 팬이 찾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신작 ‘1장 1단’의 수록된 모든 내용을 동영상으로도 제작해 제공했다.
정보와 지식의 물결이 홍수처럼 몰아쳐 수많은 콘텐츠가 무료 배포되고 있다. 도서 출판은 콘텐츠에 시대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책과 연계할 동영상 제작을 위해 정현진 작가는 학원이나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제작방법을 배우고 배경음악을 찾기 위해 적잖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성우의 음성과 배경음악, 자막 등으로 다시 만나는 동영상 속 ‘1장 1단’의 세계는 작품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1장 1단’의 동영상은 출간 일자에 맞추어 점차적으로 유튜브에 업데이트 되어 독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