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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0만원 빚은 기본’…숫자로 본 대한민국 사회초년생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13개월간 취업준비 384만원
경력 3년 이하 대출 2959만원
연봉 700만원 더 주면 “이직”
자영업 도전 비용은 8149만원


#1. 13개월 동안을 취업 준비에 매달린 A씨(28)는 부모님께 받은 용돈 15만원에 아르바이트 급여를 더해 매달 29만원씩을 ‘스펙’ 쌓는 데에 썼다. 주로 어학공부나 자격증 취득으로 취업 준비를 했다.

#2. 직장 생활을 하던 B씨(44세)는 6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자영업에 도전했다. 총 8148만원이 소요된 준비 비용은 기존 저축액, 대출 등과 가족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취업준비생은 직업을 갖기 위한 자기계발비용으로 400만원 가까이를 투자한다. 간신히 구직에 성공해도 입사 3년차까지의 사회초년생이 갚아야 할 빚은 3000만원에 이른다.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데도 3000만원 이상의 돈이 든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1억원 가까이 필요하다. 인생 고비고비마다 가족들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혼자 힘으로 되는일은 없다. 부모 등골이 휜다. 자녀들이 어릴 때는 사교육비,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 지원, 직장에 들어가면 독립 생계 도움을해줘야 한다. 노후 준비는 언감생심이다. 금융생활로 본 2017년 대한민국 보통사람의 ‘자화상’이다. ▶관련기사 22면


신한은행 빅데이터 센터가 지난 9월부터 2개월 동안 20~64세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만든 ‘2018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7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의 평균 나이는 28세이고 취업 준비 기간은 13개월이다. 취업 준비에 들어가는 총 비용은 평균 384만원이다. 공무원취업준비생들의 총 비용은 633만원으로 일반 사무직(345만원)보다 1.8배, 기타 직군을 준비하는 이들(318만원)보다 1.9배 높았다.

취업관문을 뚫어도 박봉과 대출의 벽에 부딪힌다. 경력 3년 이하 사회초년생의 47%는 평균 2959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었다. 항목별로는 학자금대출(21%), 주택담보대출(8%)나 신용대출(8%) 순이었다. 신용대출은 생활비(40%)나 가구, 가전 등 내구재 구입(19%) 목적이 많았다. 보통 월 61만원씩 4년여에 걸쳐 갚는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연봉을 향한 열망도 강했다. 사회초년생의 84%는 이직 고려 조건으로 연봉 30%(695만원) 인상을 들었다. 일반 직장인들은 현재 연봉보다 28%(연평균 946만원)만 올라도 이직을 생각해 본다고 답했다.

부모로부터의 독립 비용도 만만치 않다. 미혼 직장인의 31%는 1인 가구로, 독립에 든 비용이 평균 3143만원이었다. 절반은 가족의 도움(49%)으로 해결했고, 나머지는 금융상품(35%), 대출(13%) 등을 동원했다.

여성 직장인에게는 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손실과 비용 발생의 원인이다. 30~40대 여성 직장인 중 경력 단절을 경험한 이들은 월 평균 급여가 94만원 깎인다. 낮은 임금을 감수하면서까지 맞벌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역시 돈(27%) 때문이다. 노후대비(20%), 자녀교육(18%) 모두 돈이 없으면 안된다. 맞벌이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73만원으로, 외벌이 소득(453만원)보다 1.3배 많은 수준이다. 40대에 접어들면(평균 연령 44세) 진지하게 창업을 생각한다. 최근 3년 이내 창업자들의 준비 비용은 평균 8148만원이었다. 전체 창업자들의 준비 비용은 9218만원이다. 1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준비한 창업은 본인의 예금을 털고(29%), 대출(21%)을 받아도 비용을 다 댈 수 없다. 결국 가족의 도움(22%)을 받게 된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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