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동행동이 밝힌 사례를 살펴보면 아버지에게 맞아 얼굴이 피범벅된 채 경찰서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가 “그러게 왜 아빠한테 반항했어. 나도 네 나이 땐 맞고 자랐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여성폭력에 대한 경찰의 부당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부엌칼을 들고 방문 앞으로 온 남동생이 ‘죽은 듯이 살라’는 등의 협박에 무서워서 신고했더니 ‘그 나이까지 시집도 안 가고 집에서 살고 있는 너도 문제’라는 말을 들었다”에서 이웃집 가정폭력을 신고했더니 ‘여성라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들었다는 여성 피해자 사례도 있었다.
남자친구와 싸우다 주먹에 코를 맞아 신고하자 경찰은 “못생겨서 성형하려고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고 한 사례, 강간미수사건 피해자에게 형사가 “걔(가해자) 부모님을 생각해 봐. 네가 예뻐서 그랬나 보지”라고 망언에 가까운 말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2일 서울에 있는 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 가해자가 침입했을 당시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이 오히려 가해자 입장을 대변하는 일이 벌어지자 캠페인을 벌여 이 같은 증언을 수집했다.
공동행동은 여성의전화가 제작한 112건의 피해 사례집 ‘#경찰이라니_가해자인 줄’을 경찰청에 전달하고 “경찰은 부끄러움을 알고 여성 대상 폭력사건 대응체계와 인식을 전면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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