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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콤ㆍ증권금융, 사장 선임놓고 노조와 ‘줄다리기’
-코스콤 노조, 사장후보 주총 통과시 총파업 불사
-증권금융 노조, 내부출신 상임이사 발탁 요구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사장 선임을 앞둔 코스콤과 한국증권금융이 노조와의 엇박자로 시끌시끌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단독 사장 후보인 정지석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책기술본부장을 추천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이 임시 주총을 통과하면 출범 40주년을 맞은 코스콤은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 출신 사장을 맞게 된다. 정 후보자는 1987년 공채로 코스콤에 입사해 기술연구소장, 경영전략본부장, 시장본부장, 인프라본부장, 정보본부장 등을 지낸 바 있다.
문제는 코스콤 노조가 사장인선에 대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 정보기술(IT) 전문회사인 코스콤은 공직 유관단체인 한국거래소가 최대주주이고 2015년까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영향으로 그동안 IT 전문가보다는 기재부 등 관료 출신 인사들이 주로 사장을 맡아왔다. 그런 만큼 조직 안에선 내부 출신 수장을 반길 법도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반대다. 코스콤 노조는 정 본부장이 적폐정권 시절 낙하산 인사라며 재공모를 요구하고 연차투쟁과 총파업에 나서기로 한 것.
코스콤 노조는 지난 21일 여의도 본사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재공모를 위한 사장저지 투쟁 돌입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조합원들은 투쟁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노조에 전권을 일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2일부터 시스템 운영본부별로 연차투쟁에 들어갔으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안이 통과될 경우 내달 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연차투쟁은 각 본부가 무작위로 돌아가면서 참여한다. 본부별로 약 10% 안팎의 필수 운영인력만 남고 나머지 인력은 연차휴가를 내는 방식이다.
송재원 코스콤 노조위원장은 “임시주총에는 우리사주가 없어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주총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예정대로 정 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할 경우 임단협 결렬선언, 조정신청 등 행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달말 금융위 산하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 발표하는 금융관련기관 사장 임원 선임에 대한 모범 권고안을 앞두고, 사측이 단독후보를 서둘러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지원 전 사장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옮기면서 조만간 사장인선을 시작해야 할 한국증권금융도 노조의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한국증권금융 노조는 내부인사 사장 선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장 선임에는 사실상 외부인사를 수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민간회사지만 2015년부터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된 증권금융 역시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여왔다. 2000년 이후 사장을 역임한 7명 중 5명이 소위 ‘모피아’(MOFIA·옛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이었다.
증권금융 노조는 사실상 정부 입김으로 정지원 전 사장이 임기 만료 전에 거래소 이사장으로 가는 ‘인사 단절’이 일어났다며 이런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내부 전문가 출신이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번 사장 선임부터 내부인사를 고집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 3명의 상임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을 내부전문가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경삼 한국증권금융 노조위원장은 “정지원 전 사장 시절 상임이사진이 모두 ‘낙하산’으로 구성된 바 있다”며 “신임 사장을 내부인사로 발탁한 코스콤은 물론 예탁원도 (부사장에 해당하는) 전무는 내부출신임에도 불구, 이보다 20년 이상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증권금융에서는 내부출신이 모두 상무에 머물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사장, 부사장, 감사 등 3명의 상임이사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내부에서 발탁해야 한다”며 “신임 사장에 대해서는 인선이 구체화된 이후 입장을 발표하겠으나, 현실적으로 이번에는 외부인사도 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증권금융 측은 “정관에 사장 인선에 대한 절차는 규정돼 있으나 공석일 경우 선임을 완료해야 하는 기간에 대한 규정은 없다”면서 “경우에 따라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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