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후 한국연예인의 중국 활동이 전면적으로 중단됐지만, 최근 한국 인기가수가 중국방송에 등장했다. 유쿠 등 중국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다시 수입, 방송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과 중국 양국이 사드 갈등을 해제하는 공동 문건을 발표한 이후 문화교류도 되살아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사무국장은 6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유쿠 등 중국 메이저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를 2개 정도 수입했지만 사드 영향으로 방영을 못하고 있다고 중국인사들로부터 들었다. 또 다른 중국 콘텐츠 제작사도 올 상반기 국내 드라마를 구매했다는 말도 업계에서 돌았다”면서 “중국에서 한국 웹툰 리메이크권을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 웹툰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중국에서 최종적으로 구매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한국 콘텐츠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한국 인기 걸그룹 마마무가 마마무가 지난 1일 쓰촨 위성 TV로 생중계 된 ‘아시아-태평양 방송연합 송 페스티벌 2017’
한국 유명 연예인이 중국 TV에 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위성채널급 TV 매체에서 한류 스타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한류 연예인 출연과 프로그램 방영을 중지하고, 인터넷 한류 동영상까지 차단해왔던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몇몇 K팝스타 소속사도 중국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신호로 보고 중국 공연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체육 채널에서 이례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평창에 특파원을 보내 시설과 홍보동영상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달 31일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의 결혼식 뉴스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인터넷 사이트 바이두에서는 당일 하루동안 조회수가 각각 2억건에 육박하며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화제가 됐었다. 바이두 등에서는 이들 결혼식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한한령 조치가 대중문화 분야에도 풀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이전에도 중국은 한류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반감이 있어 왔기 때문에 사드 배치에 의해 이뤄진 금한령 조치가 해제된다고 해서 곧바로 우호적 관계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한국 콘텐츠를 뛰어넘어려고 하고 있어, 조건부 내지 시한부 한국 대중문화 교류로 보는 시각도 있고, 중국에서의 한류스타에 대한 열광을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달가워 하지 않는 우상화로 보는 시선도 포함하고 있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박상주 사무국장은 “중국 콘텐츠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분위기가 유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이 앞서간다고 한다. 심지어 다 풀린 게 아니라고 말하는 관계자도 있다”면서 “1년이나 끌고온 한한령 기류가 갑자기 와해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상호 교류의 자세를 가지되 감정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좀 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