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범죄인인도 조약’ 검색 기록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친모와 동생, 계부까지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도피한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용의자 김모(35) 씨의 아내 정모(32ㆍ여) 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편의 범행사실을 모른다고 진술했던 정 씨는 추가 조사에서 진술을 바꿔 사전에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존속살해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3일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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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김 씨가 뉴질랜드 사법당국에 의해 구금되면서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던 정 씨는 지난 1일 오후 두 딸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경찰은 공항에서 정 씨의 신병을 확보해 공모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지만, 정 씨는 초반 경찰 조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결국 정 씨는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달 21일 밤, 남편으로부터 가족 살해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남편의 범행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 그는 “남편이 나를 상대로 범행 전 목조르기 연습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정 씨의 진술과 범행 직후 김 씨가 보낸 “2명 죽였다. 1명 남았다” 등의 문자를 보낸 정황 등을 바탕으로 정 씨가 사전에 범행에 깊게 관여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사전에 범행사실을 알았던 것뿐만 아니라 범행 연습을 구체적으로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며 “범행에 깊게 관여한 만큼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정 씨가 귀국 당시 갖고 있던 태블릿PC에도 범행 공모 정황이 나타났다. 경찰은 정 씨의 태블릿PC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에 ‘찌르는 방법’과 ‘경동맥 깊이’, ‘범죄인인도 조약’ 등을 검색한 기록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검색 기록에 대해 정 씨는 “남편이 사용했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뉴질랜드에서 절도 혐의가 드러나 현지에서 체포된 용의자 김 씨에 대해 뉴질랜드 사법당국이 한국의 긴급인도구속 청구를 받아들인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송환 절차를 진행해 김 씨의 신병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 씨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친모(55)와 이부 동생(14)을 살해하고 같은 날 강원도 평창의 한 국도변에서 계부(57)를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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