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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듀 빨간 조끼"… 홍콩 증권거래소 객장폐지
[헤럴드경제]홍콩 증시의 활기를 상징했던 ‘빨간 조끼’ 차림의 중개인과 객장 거래가 126년의 발자취를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홍콩에서 객장 거래가 처음 시작된 것은 1891년이었다. 객장에 배치된 데스크마다 ‘빨간 조끼’ 차림의 중개인이 두 명씩 앉아 고객의 전화를 받은 후 수신호를 보내며 목청을 높여 주식 거래를 체결했다.

이들 중개인은 1980년대 1000명이 넘어설 정도로 세를 불렸고, 홍콩 시내 4곳의 거래소가 합병해 1986년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 화려한 증권거래소 객장을 열었다.
27일 문닫은 홍콩 증권거래소 객장. [연합뉴스]

하지만 1996년 디지털 거래가 시작되면서 오프라인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가정 등에서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쇠퇴가 가속화됐다.

급기야 2007년에 객장에서 이뤄진 거래량은 전체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4년의 객장 증권 거래량은 전체의 0.2%까지 줄어들었다.

이제는 30여 명의 중개인만 남아 객장을 지켜왔고, 906개에 달했던 중개 데스크도 지금은 62개만 남아 있다.

상황은 다른 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홍콩증권거래소(HKEX)는 주요국 금융 시장의 추세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지난 27일 객장을 폐지했다. 이날 폐장식에는 수백 명의 전·현직 중개인과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통합 증권거래소 객장이 문을 연 1986년 4월 2일 홍콩 항셍지수는 1603이었지만, 이달 27일에는 2만8438로 20배 가까이 올랐다. 2억2600만 홍콩달러(약 330억원)였던 일일 거래액은 10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로 커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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