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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대법원장 “소수의견도 개진할 것”… 관행 탈피 예고
-간담회서 소신 밝혀…“전원합의체에서 의견 드러낼 것”
-소수의견 안냈던 전임 대법원장과 차별화 의지
-대법관 인선 기준 “다양성 중요ㆍ일선 법관 배제 않을 것”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대법원장이라는 이유로 소수의견에 가담하지 못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법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법원장이지만, 전원합의체에서는 그야말로 13분(전체 대법관 수)의 1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동안 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 결론을 도출할 때 다른 대법관들이 먼저 의견을 낸 뒤에 맨 마지막에 생각을 밝히고, 항상 다수 의견 쪽에 서는 게 관례였다. 전임자인 양승태 대법원장도 총 116건의 전원합의체 사건 심리에 참여했지만 한번도 소수의견을 낸 적이 없었다. 김 대법원장은 “저는 대법관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며 “원칙적으로 전원합의체에서도 제 의견을 말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심리하는 사건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거나,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열린다.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이 사건에 관해 토론한다.

그는 대법관 임명제청 기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내년 1월을 시작으로 오는 2023년 9월 임기 만료시까지 대법관 13명을 모두 교체한다. “언론을 통해 제기 임기 동안 제청할 대법관 수가 적지 않은 걸 알게 됐다”면서 “다양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충분하고 실질적인 심의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법관 구성이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일색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배경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게 중요하다”며 “일선 법관이라고 해서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이날 국선변호인이 지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지만,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돼 결론까지도 잘 도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따로 더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임기 동안 해결할 사법개혁 과제로 △법원 외부와 내부로부터 법관 독립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위한 제도적 여건 마련 △전관예우 근절 △상고심 제도 개선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실현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간담회가 열린 대법원 청사 회의실에는 별도의 대법원장 좌석이 마련됐지만, 김 대법원장은 “국민께 뜻을 알리는 기회인 만큼 서서 답변하겠다”며 1시간 10분 내내 앉지 않았다. 간담회 말미에는 “제가 행동과 말이 자유로운 사람인데 주변사람과 통화도 제대로 못한다, 그것도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걸 잘 안다”면서 “(대법원장이) 무거운 자리라는 걸 새삼 느낀다”고 언급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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