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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제과, 재무 건전성 악화?해외자회사 분할로 ‘착시현상’
전체 자산의 52% 지주에 넘겨
연대보증 영향 푸드는 등급상향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함에 따라 한국신용평가가 롯데지주를 제외한 롯데제과ㆍ롯데쇼핑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푸드 4개사에 대한 새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이 가운데 롯데제과가 ‘AA+’(부정적)로 하향 조정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해외사업부 분할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기존 롯데제과를 인적분할해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에 각각 투자부문(롯데지주), 사업부문(롯데제과) 역할을 맡겼다. 롯데제과는 전체 자산의 52%에 달하는 투자지분을 롯데지주에 넘겼다. 분할 후 롯데제과가 전체 부채의 76.1%(9363억원)를 떠안으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롯데제과의 해외 사업부 상당부분이 롯데지주로 넘어가면서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된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중국ㆍ인도ㆍ러시아 등 8개 국가에 해외 법인을 운영했으나 라하트와 콜슨 등 해외 제과 자회사는 롯데지주에 남게 됐다.

롯데제과는 2011년 파키스탄에서 제과업체 ‘콜슨’을, 2013년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제과기업 ‘라하트’를 인수했다. 그동안 라하트와 콜슨은 각각 20% 이상, 10%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 자본이 일시적으로 투자부문으로 빠져나가면서 수치상으로 자본이 줄어든 것처럼 보여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라며 “향후 사업회사인 롯데제과가 사업에만 집중하면 장기적으로 신용등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지주로 분할된 해외 제과 자회사가 내년 초에 다시 사업회사 소속으로 변경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지주의 현물출자 방식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도소득세 감면 등을 이유로 해외 제과사 지분이 롯데지주로 넘어갔지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사업회사로 귀속된다면 기대했던 국가 간 제과업의 시너지가 온전히 발휘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제과와 달리 롯데푸드의 신용등급은 종전 ‘AA’(상향검토)에서 ‘AA+’(부정적)으로 한단계 상승했다.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에 비해 해외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이 많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업계는 롯데지주가 사업회사였던 롯데푸드를 자회사로 두고 채권을 연대보증하면서 신용도를 뒷받침하게 된 게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임병연 롯데그룹 가치혁신실 실장은 최근의 롯데그룹의 지주사 발표 간담회 자리에서 “미얀마 등 동남아 등지의 복수 식품회사와 호텔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롯데지주가 신사업과 해외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는 롯데지주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인수ㆍ합병(M&A) 역할을 담당하는 것일 뿐, 해외사업은 사업부문인 롯데제과의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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