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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ㆍ18특조위 “가짜와 전쟁중…軍 불리한 내용 의도적 삭제”
-이건리 위원장, 조사과정서 적잖은 어려움 토로
-의혹 관련 軍 관계자 “왜 분란 일으키냐” 반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5ㆍ18 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5ㆍ18특조위)는 23일 중간 조사경과 보고에서 ‘가짜와의 전쟁을 수행중’이라고 밝혔다.

이건리 5ㆍ18특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5ㆍ18특조위의 조사활동 여건과 관련, “5ㆍ18특조위는 한마디로 가짜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 위원장은 “현재 보존돼있는 군 자료 중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고 보존연한 경과 등으로 폐지됐으며 자료 일부는 왜곡되고 변질돼 있음을 알 수 있다”며 “37년 전 군 관계자들의 진술들 중 중요한 부분들은 기억이 없다거나 사실과 다른 허위진술들이 넘쳐난다”고 밝혔다.

이어 “자전적인 체험수기들도 천편일률적이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기재되거나 군에 불리한 내용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심지어 군 입장에서 부정적인 시각이나 내용이면 회송해 재작성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확인되고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지난 9월11일 5ㆍ18특조위가 출범한 이후 40여일 동안 5ㆍ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헬기사격과 전투기출격대기 사실 여부를 중심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적잖은 저항이 있음을 토로한 것이다.

5ㆍ18특조위는 이날 중간 조사경과 보고에 나선 배경에 대해 “국민의 궁금증 해소와 대국민 제보 접수 활동의 추동력을 얻고자 기자회견의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헬기사격 의혹과 전투기 출격대기 의혹 조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조직적 반발 등 고충이 있음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먼저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 의혹은 1995년 7월18일 서울중앙지검과 국방부, 검찰 합동수사결과 발표에서 당시 육군항공부대에 근무했던 관계자들의 주장과 군 관계자료를 토대로 헬기사격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면서 “그 후에는 국가기관에서 추가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특히 201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에서도 헬기사격 의혹은 그 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렇지만 헬기사격에 의한 피해와 목격진술은 지난 30여년간 꾸준히 제기돼 왔고 전투기 출격대기 의혹은 최근 큰 이슈로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 및 현재 군 관계자들은 이미 40년이나 다 되어가는 지나간 일을 끄집어내어 왜 분란을 일으키느냐, 왜 공연히 쓸데없는 일을 해 군의 명예를 떨어뜨리느냐면서 진상규명에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며 “참으로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5ㆍ18 특조위는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가짜와의 전쟁에서 정정당당하고 의연하게 그 소임을 다해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암울했던 시대가 지나고 이제 광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5ㆍ18 민주화운동은 과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두려웠고 조심스러운 대화주제였으며 기억하고 싶지 않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에 특조위 조사를 하면서 이제는 역사적 진실을 밝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진실규명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함께 5ㆍ18 특조위의 향후 계획과 관련, “벌써 37년이 지났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역사적인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ㆍ조작해 국민들의 눈과 귀, 마음을 가렸던 데에서 이 땅의 정의를 세우고 불의를 몰아내며 진실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데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며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군 관계자와 예비역들의 특조위 출석과 증언을 호소했다.

이어 “5ㆍ18 특조위의 역할이 참으로 중차대함을 느꼈다”며 “5ㆍ18 특조위의 진상규명 작업은 광주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자유와 인권, 평화와 치유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역사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저희 5ㆍ18 특조위는 소임을 마치는 순간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머뭇거림없이 해나가겠다”면서 “특조위는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하나의 주춧돌이 되고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군의 과거의 잘못을 망각하지 않도록 채찍질 하는 건강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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