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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대기 줄이 더 긴 직장 어린이집…대학은 ‘육아 지옥?’
-이용자 414명인데 대기자는 527명
-전체 휴학 중 육아 관련이 20% 달해
-교원 ‘육아휴직’은 3명…개선 지적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진행 중인 김모(30ㆍ여) 씨는 결혼해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학교에 다니는 동안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다. 학교 내에도 자녀가 있는 교직원과 학생들을 위한 직장 어린이집이 있지만, 대기자가 이용자보다 훨씬 많아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려 휴학을 하려고 해도 지도교수와 주변 동료의 눈치가 보여 휴학 얘기를 꺼내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 씨는 “대학원생 중에는 졸업 때까지 대기만 하는 경우도 있다”며 “막상 교직원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불평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장 어린이집이 포화상태인데다 육아휴직도 쓰기 어려운 등 대학 내 육아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16일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가 발간한 ‘다양성보고서 2016’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대 직장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구성원은 414명에 달한다. 그러나 대기자 수가 527명으로 오히려 더 많은 상황이다.

특히 대학원생의 경우 이용자(187명)에 비해 대기자(282명)가 100명 가까이 많다. 교직원도 지난해 10월 기준 직장 어린이집 입소를 기다리고 있는 직원만 137명으로 입소자(111명)보다 많다. 실제로 대학 내 어린이집에는 대기자가 몰리면서 관련 민원도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위원회는 “시설이 실질적인 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 부모학생의 수요가 높아 학업 지속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대책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육아 탓에 학업을 중단하고 휴학을 선택하는 대학원생도 많다. 지난해 임신ㆍ출산ㆍ육아로 인한 휴학생은 286명으로 전체 대학원 휴학생 중 20%에 달한다. 다양성위원회는 “휴학하지 않은 학생들을 포함하면 대학원생 중 부모학생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임신ㆍ출산ㆍ육아로 인한 휴학이 학업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인과 대학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휴직이 힘든 교직원의 상황은 더 어렵다. 지난해 가족수당을 받는 서울대 직원 411명 중 출산휴가는 41명, 육아휴직을 쓴 경우는 50명에 그쳤다. 교원의 경우에도 전체 2114명 중 지난해 휴직을 신청한 교원은 총 5명으로, 이 중 육아휴직은 3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전임교원의 경우 나이대가 상대적으로 높아 육아휴직에 대한 수요가 적은 탓도 있다”며 “그러나 비교적 수요가 많은 신임교원의 경우에는 재임용이나 평가 탓에 휴직은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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