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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실종신고 당시 ‘이영학 딸’ 존재 알았나.... 경찰ㆍ피해자 부모 공방전
피해자 살릴 ‘골든타임’ 13시간 놓쳐
경찰의 실책인가 안타까운 비극인가


[헤럴드경제]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버린 혐의로 구속된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35) 씨의 사건이 검찰에 넘겨졌지만,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과 피해자 부모는 ‘실종신고 당시 경찰이 이영학 딸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4일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피해자 김모(14) 양을 살릴 수 있던 ‘골든 타임’은 13시간에 이른다. 피해자 부모가 실종 신고를 한 시점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20분께, A양이 살해된 건 이튿날인 10월 1일 오후 12시 30분께로 추정된다. 실종신고 사건 초기 경찰이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면 김 양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사진설명=13일 오전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된 이영학의 모습]

경찰과 김 양의 부모는 ‘실종신고 당시 경찰이 이영학 씨 딸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찰은 김 양의 실종과 이 씨 부녀의 관련성을 1일 오후 9시에야 인지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이 씨는 김 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러 강원도 영월로 떠난 상황이었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당직팀은 실종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이튿날인 1일 새벽까지 서울 중랑구 망우사거리 인근을 수색했다. 망우사거리는 김 양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사용된 곳이다. 그러나 김 양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해 1일 오후 다시 수색에 나섰고, 그날 저녁에야 피해자 어머니로부터 “딸이 이 씨의 딸과 오후 2시 30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헤어졌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수사에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까운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입장으로 요약된다.

반면 김 양 부모의 주장은 사뭇 다르다. 13일 SBS는 김 양 부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김 양의 어머니는 딸의 실종신고를 하면서 “경찰에 딸이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가 이 씨의 딸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렸다”고 말했다. 김 양 아버지도 “살릴 수 있었는데 경찰이 초동수사를 안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며 경찰의 책임을 물었다. 경찰에 이 씨 딸의 존재를 분명히 알렸지만, 이를 귀담아듣지 않고 초동수사를 미흡하게 했으므로 ‘골든타임’을 놓친 건 경찰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경찰은 실종 초기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점을 시인했다.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사건 초기에는 ‘단순 가출’ 사건으로 판단한 것이 사실”이라며 “열 네 살 여자아이들은 말없이 친구집에서 자는 경우도 있으니까...납치 등 범죄 흔적이 있었다면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초기대응이 부실했는지 전방위로 살필 계획이다. 수사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정식 감찰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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