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단독] 어금니 아빠, 딸 기부금 손댔다…후원계좌 돈 수백만원 빌려줘
-“딸 수술 앞두고 모은 돈 500만원 빌려줘”
-피해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 받기도
-이 씨 “그 돈은 딸 수술 기부금” 주장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딸 친구를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희귀병인 거대 백악종을 앓는 딸의 수술을 위한 기부금을 지인에게 빌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의정부경찰서와 의정부지검,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2010년 4월 이 씨의 지인인 길모(40)씨는 이 씨의 친누나에게 돈을 부탁하면서 “아버지가 중국에서 암으로 투병중이며,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비가 500만원이 부족하다”며 “500만 원을 빌려주면 원금 500만원과 이자 40만원을 갚겠다”고 했다. 

중학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 씨가 11일 오전 현장 검증을 하기 위해 이씨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어금니 아빠 이 씨가 지인에게 돈을 사기 당한 후 2010년 12월 경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출처=홈페이지 캡처]

이 씨는 길 씨에게 돈을 건넸다. 이후 돈을 돌려받지 못한 이 씨는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사기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길 씨는 초범인 점 등이 고려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런데 이 씨가 빌려준 돈은 딸 희귀병 수술을 위한 기부금이었다. 이 씨는 돈을 편취당한 후 자신의 블로그에 “제 딸 병원비랍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후원계좌로 입금된 돈이랍니다. 수십 명이 보낸 소중한 돈”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이 씨는 딸의 수술을 앞두고 수술비를 모으기 위해서 방송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 씨는 기부금을 모으면서 “치료비가 없어서 수술을 못하고 있다. 딸이 죽어간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사람들에게 수술비 기부를 간곡히 호소하던 이 씨가, 기부금을 치료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이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기부금을 사기당한 사실을 알리며 “같은 암환자라고 속여서 도와준 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씨가 어떤 이유로 돈을 빌려줬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sa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