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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하나면세점 이어 ‘제2ㆍ3 폐업 면세점’ 속속 나온다
-평창 알펜시아 등 중견면세점 2곳도 사업권 반납 검토
-사드보복 이후 손실 못견뎌…대형면세점 영향 불가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중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문을 닫는 1호 면세점이 나온 이후 ‘제2ㆍ3의 폐업 면세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폐업’이라는 극단에 몰린 면세점은 현재는 중소ㆍ중견면세점에한정됐지만, 향후 대기업 면세점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드보복과 무리한 특허권 남발에따른 과열경쟁으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국내 면세점업계가 고사 위기까지 몰린 것이다.

앞서 평택 항만에 위치한 하나면세점은 사드보복을 사유로 사측에 계약해지를 요구했고, 30일 영업종료를 앞두고 있다. 

사람이 찾지 않아 텅 비어 있는 알펜시아 리조트의 스키점프대. 이곳에 들어와 있는 알펜시아 면세점은 수차례 오픈 연기에 이어 최근 사업권 반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지난해 12월 관세청으로부터 특허권을 획득한 평창 알펜시아 면세점은 연말까지 오픈이 미뤄지며 최근 사업권 반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특허를 받은 알펜시아는 올해 연말까지 면세점을 오픈하지 않으면 특허가 자동으로 취소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있던 지난 3월이후 알펜시아 리조트를 방문하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며, 해당 면세점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방 중견면세점인 A면세점도 사업권 반납을 고려하고 있다. 이 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인데, 최근 매달의 적자를더이상 감당키 어려워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추진해오던 사업이 3월15일 한한령 조치 이후 모두 무산됐다”며 “경영난이 심각해 힘겹게 버티는 상황에서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들 외에도 폐업 위기에 몰린 면세점은 넘쳐난다. 창원의 대동면세점은 너무 손님이 없어 재고가 쌓이자, 현재 기존 재고 상품을 새제품으로 전면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면세점 관계자는 “상황이 어렵지만, 나름 힘겹게나마 버텨가고 있다”고 했다.

최근 지하1층과 지상 5~6층 매장을 정리한 서울 인사동의 SM면세점 외관.

서울권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SM면세점은 최근 1년간 분기별로 평균 72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지하 1층과 지상 5~6층 매장을 정리했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상황이 어렵고 적자도 늘어났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아질 것이란 희망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1999년 20개에 지나지 않았던 전국의 면세점(대기업, 중견면세점, 중소면세점) 숫자는 지난 2009년에는 26개, 2013년에는 35개를 거쳐 지난해말 50개까지 늘어났다. 대기업 17곳과 일부 중견면세점 업체들을 제외한 상당수 중견ㆍ중소 업체들은 폐업 직전까지 몰리는 등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조차 현재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 2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엔 이같은 중소ㆍ중견 면세점의 고충을 해결할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에 대한 구제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한편 알펜시아 면세점 측은 "철수는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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