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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ㆍ4당대표 영수회담, ‘외교ㆍ안보 책임론’ 공방 예고
[헤럴드경제=김상수ㆍ이태형ㆍ박병국 기자]“해야 할 말을 하겠다” vs “협조를 당부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여야 4당 대표를 초청, 영수회담을 진행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끝내 불참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당을 대표하는 격이 됐다. 문 대통령과의 얽힌 정치사와 맞물려 이날 회동은 앞선 첫 만남과는 달리 적지않은 긴장감 속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외교안보 책임론, 최대 화두로 =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제안하면서 엄중한 외교ㆍ안보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현 정부의 외교ㆍ안보 정책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는 데에 있다. 문 대통령은 초당적 대처와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지만, 야권은 현 정부의 외교ㆍ안보정책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현 안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지 우선 듣는 게 중요하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비롯, 외교ㆍ안보 라인 교체는 최소한 기본적으로 공개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부실한 외교ㆍ안보라인 ▷주요국 4강대사 인사 문제 ▷주요국과의 신뢰관계 실종 등을 언급했다. 사실상 사전 공개한 이날 회동의 주요 요구사항인 셈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도 회동에 앞서 “보여주기식 모임이 돼선 안 된다”며 공방을 예고했다. 주 권한대행은 전술핵 재배치를 공개 요구해왔다. 전술핵 재배치는 검토 대상이 아니란 청와대의 입장과 정반대다. 이날 회동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 핵 보유 등을 재차 촉구할지 관심사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결국, 또다시 만난 文대통령ㆍ安대표 = 이날 회동은 문 대통령과 안 대표의 만남에 관심이 쏠린다. 두 정치인은 동시에 정치인생 첫발을 내디뎠고, 그 첫 전장(戰場)도 하필 대선이었다. 그 뒤로 두 정치인은 정치인생 굴곡마다 함께 했다. 동지로, 적으로, 다시 동지로, 그리고 다시 적으로, 어찌 보면 피아 구분조차 어려운 정치사다.

안 대표는 이날 참석자 중 유일한 새 맴버이기도 하다. 추 대표나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은 이미 한차례 문 대표와 청와대 회동을 가졌다. 당시 분위기도 덕담과 선물이 오가는 등 화기애애했다. 첫 만남이란 성격 탓도 있었으나, 참석자의 면면 역시 특별히 문 대통령과 민감한 대목이 없었다.

안 대표과 문 대통령의 인연, 혹은 악연은 다르다. 두 정치인 모두 18대 대선에 도전장을 내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당시 후보 통합 난항을 겪으면서 안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대선행을 양보하며 분루(憤淚)를 흘렸다. 낙선 후 진영ㆍ지지세력 간 극심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후폭풍도 거셌다.

지난 총선에선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겪은 문 대통령을 향해 안 대표는 ‘탈당ㆍ창당’이란 비수를 연달아 꽂았다. 19대 대선에선 아예 대선 후보로 맞붙었다. 토론회에서도 두 정치인은 서로의 정치사를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대선 후 이대로 각자의 길을 걷는가 싶던 정치사는 이내 다시 조우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야당 대표로 복귀하면서다. 그리고 안 대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부결 등을 통해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선 결과만 보자면 문 대통령이 승자이나, 현실은 또 묘하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국민의당이 쥐고 있는 탓이다. 안 대표의 협조가 무엇보다 가장 절실한 문 대통령과 청와대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반쪽 영수회담, 한계도 뚜렷 = 이날 영수회담은 결정적으로 제1야당인 홍 대표가 불참해 ‘반쪽회담’에 그칠 운명이다. 문 대통령은 외교ㆍ안보 현안 외에 정기국회 내 야권의 협조나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 구성 등을 거론할 예정이나, 제1야당이 없이 결론을 내는 건 사실상 무의미하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고경아카데미 특강 강연에서 “이 정부가 국제사회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10월부터 (자유한국당은) 북핵외교를 독자적으로 추진, 미국, 중국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부 1, 2, 3중대를 불러 사단장 사령하는 식으로 밥 먹는 자리엔 갈 이유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영수회담 추진을 계기로 오히려 더 정부와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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