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두 달째 하락하며 꺾이는 양상이다. 중국의 사드(THAAD)배치 보복이 본격화된데다 북핵의 영향이 오버랩되면서 지갑이 닫히고 있는 것이다. 새정부 출범 이후 살아나던 소비심리가 3개월 만에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2.2포인트 하락한 107.7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1.3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두 달째 내림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인 100보다 크면 낙관적, 적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오름세를 보여왔다. 특히 새정부가 출범한 5월에는 6.8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컸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1.3포인트 하락하며 주춤하더니 이번 달에는 2.2포인트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지수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17.9포인트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간 상승분의 20%를 반납한 셈이다.
분야별로 보면, 향후 경기전망CSI가 104에서 96으로 8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즉 지금보다 6개월 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16포인트 하락한 지난해 11월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
취업기회전망CSI도 109에서 101로 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 121까지 올랐던 취업전망CSI가 석 달 만에 16.5% 하락한 것이다. 새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예상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그만큼 취업 기대도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다소 오름세를 보였던 소비지출전망CSI도 107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CSI가 하락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만이다.
이밖에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8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로 16포인트 급락한 99를 기록한 후 이번 달에는 4포인트 회복하며 103을 기록했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25에서 122로 3포인트 떨어지며 7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초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살아나던 소비심리가 북핵과 사드 배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