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약톡톡]‘가망없는 후보물질은 일찍 포기한다’ 신약 개발 트렌드 변화
-신약개발 투자비용 절감 위한 제약사 전략 변화
-‘Quick win, fast fail’…신속의사결정모델 도입
-실패확률 높고 비용 많이 드는 프로젝트 중단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천문학적인 투자비용과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연구개발 과정이 한계를 보이면서 신약 연구개발 트렌드가 보다 경제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Quick win, fast fail’ 이란 전략을 통해 실패 가능성 높은 후보는 개발을 중단하고 대신 성공 확률이 높은 후보를 적극 밀어주는 방법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은 현재의 신약 연구개발 전략은 비용 투자나 개발 기간에 있어 생산성이 낮아 투자비용과 소요기간을 줄일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1980년대 평균 4억달러에서 2000년 이후에는 26억달러까지 증가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2015년 신약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1500억달러(169조원)에 이른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신약 1개를 개발하는데 투자한 비용은 1조1667억원이었다.

개발기간도 만만치 않다. 미FDA에 따르면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드는 시간은 최소 10년 이상이다. 임상 1상에 진입한 후보물질 중에서도 허가까지 가는 물질은 12%에 그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현재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신속의사결정모델’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가진 소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우선 임상2상 단계에 진입시켜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전통적인 신약개발모델에서 임상2상에 들어가기 전 실패확률이 높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프로젝트 수를 감소시키는 전략이다. 즉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조기에 식별해 실패 확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그 비용을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신속의사결정모델 도입을 이미 실현하고 있는 제약사도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후보물질 개발 및 초기 임상만을 위한 자동실험시스템이자 독립연구기관인 ‘코러스’를 운영 중이다. 코러스는 후보물질 중에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을 탐색하고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후기 단계에서 살아남을 유력한 후보를 분석해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발비용이나 개발기간에 있어 현재의 방식대로 신약개발을 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면서 제약사들은 새로운 신약 연구개발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업계에선 AI나 빅데이터를 신약개발 과정에 활용해 비용이나 기간을 줄이는 방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