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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 경영비리’ 하성용 출석…檢 “물어볼 것 많다” 수사 최정점에
-분식회계ㆍ채용비리 등 조사량 방대
-檢 “상당 부분 수사 진전돼 있어” 자신
-조사내용 검토 뒤 구속영장 청구도 고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하성용(66)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16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하 전 사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KAI가 비리의 온상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오해가 있다면 성실히 답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으로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런 사실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하성용 전 대표가 19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출두하고 있다. KAI대표로 2013년부터 5년간 재직한 하씨는 경영비리 혐의에 깊히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하 전 사장을 상대로 분식회계 지시 여부를 비롯해 친박계 의원의 조카가 연루된 채용비리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회계, 채용비리 외에도 조사할 내용이 상당히 많다”고 밝혀 장시간 조사가 예상된다.

하 전 사장 소환은 검찰이 지난 7월 14일 KAI 서울사무소와 경남 사천 본사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선 지 60여일 만에 이뤄졌다. 2015년 2월 감사원이 수사의뢰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2년7개월 만인 셈이다.

지난 2013년 5월 대표이사에 오른 하 전 사장은 그동안 고등훈련기 T-50 계열 항공기, 경공격기 FA-50 등을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부품 원가를 부풀려 100억원대 이상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 이라크 공군 공항 재건 사업 과정에서 아직 받지 못한 대금을 재무제표에 수익으로 반영하는 등 수천억원 규모의 회계조작 정황도 검찰에 포착됐다.

대우중공업에서 자금부장을 지낸 하 전 사장은 1999년 삼성항공과 대우중공업ㆍ현대우주항공이 통합해 만들어진 KAI에서도 재무담당 임원을 지낸 ‘재무통’이다. 검찰은 하 전 사장이 성과 부풀리기를 위해 분식회계를 지시했거나 이를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하성용 전 대표가 19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출두하고 있다. KAI대표로 2013년부터 5년간 재직한 하씨는 경영비리 혐의에 깊히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아울러 케이블방송 간부와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 전직 공군참모총장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15명을 정직원으로 뽑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부정 채용된 이들 중에는 친박계 의원의 조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KAI 인사를 총괄한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하 전 사장이 채용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 차례 기각됐던 이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전날 재청구했다.

이밖에 하 전 사장은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돈으로 사장 연임을 위해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 5월 연임에 성공한 하 전 사장은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자 지난 7월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하 전 사장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늑장수사’ 논란과 구속영장의 잇단 기각으로 난항을 겪었던 검찰이 하 전 사장 조사를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 지도 관심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하 전 사장을 소환할 만큼 밖에서 보는 것보다 수사가 많이 진전돼 있다”고 설명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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