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술핵 재배치, 군사전략적 의미는?
-전술핵, ‘공포의 균형’ 효과 있나
-北 군사전략변화 유도할 수도…효용성 꼼꼼히 따져봐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나라 안팎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거듭된 미사일 도발로 국내에서는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 안보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가 군사전략상 갖는 의미를 분석했을 때 효용성은 미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1일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이루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가 발휘하는 효용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술핵 재배치론의 정치적 함의는 단순히 ‘핵’이라는 용어만으로 여론을 안정시킨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당장 미국 정부가 한일 양국에 판매하려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그 위력만으로도 20킬로톤(kt)이하의 전술핵과 맞먹는다. 


지금 미국이 들여오고 있는 전략자산 자체만으로도 남북 간 공포의 균형이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북한이 두려워 하는 무기는 전략폭격기가 핵잠수함 중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르는 공격”이라며 “김정은이 공격하기 좋도록 굳이 오산이나 주한미군 기지 등 뻔한 곳에 전술핵을 배치해서 억지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략상 핵 억지전략이 성공하려면 4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 상대방의 능력을 무력화하는 거부능력과 공격을 응징하는 보복능력 등 ‘무력능력’ ▶ 예상공격자에 대한 ‘저항의지’ ▶ 예상공격자에 저항의지를 드러냄으로써 어떤 행위에 대해 얻게될 이익과 불이익의 분명히 하는 ‘의사전달’ ▶ 서로 미리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도’가 그것이다. 현재 북한은 핵ㆍ미사일 도발을 통해 상호 신뢰를 깨고 비대칭전력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이때마다 미군은 한반도에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70)과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SSGN 727), 전략폭격기 B-1b랜서 등을 투입해 응징능력을 간접적으로 과시했다. 북한이 지난 3일 감행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160kt이었다면, 미시간에 탑재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는 200kt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았을 때에도 전술핵과 맞먹는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한 안보전략가는 “게임이론상 전술핵은 되레 북한의 도발전략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한반도 내 전술핵이 배치되면 북한은 이를 집중파괴하기 위한 무기ㆍ전략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공포의 균형이 아닌 공포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 전략가는 “현재 미 전략자산만으로도 북한의 핵개발이 초래하고 있는 공포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10일(현지시간) 존 매케인(공화ㆍ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이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언급하면서 전술핵 논란은 논의가 불붙는 양상이다. 하지만 미국 군사전문지 출신 전문가는 “매케인은 북핵문제 해결방안으로 1) 중국의 압박 2) 동북아 핵확산 허용 3)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중 1)안과 3)안이 함께 가야한다면서 송영무 한국 국방장관의 핵무기 재배치에 드러난 한국의 두려움을 언급한 것”이라며 “‘전술핵 재배치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opt to be seriously considered)고 발언한 것도 그 논란에 따라 미국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었지, 당장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의도로 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번주 상원 군방예산위원회에서 전술핵과 맞먹는 북핵 억지수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매케인 의원이 전술핵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분석했다.

주한미군 전술핵은 6ㆍ25전쟁 이후 주한미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함께 배치되기 시작해 1967년께 최대 950여발로 정점을 찍었으며, 1980년대 들어서면서 150여발로 줄었다가 1991년 철수 전 100여발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