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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생결단 처지 놓인 면세점 ①] 낮춰달라 VS 못낮춘다…임대료전쟁 2라운드
-매년 1조원대 임대료 지불…롯데免, 철수까지 검토
-공항 측 “임대료는 업체 자발적…매출도 줄지 않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가 공항 면세장의 높은 임대료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공항공사 측이 임대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공항공사 측이 매년 1조원이 넘는 임대료를 고수하는 탓에 롯데를 비롯한 업계는 줄줄이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장의 고액 임대료 문제는 최근 지속적으로 화두가 돼 왔다. 

높은 수준의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에 면세업계는 인천공항 철수를 검토중이다. 사진은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제공=연합뉴스]

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업계가 공항 측에 앞으로 지불해야하는 연간 임대료만 1조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제3기 운영기한인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면세점사업자 선정에 따른 연 임차료 7700억원 가량을 공항공사 측에 지불해야 한다. 면세점 운영 첫 해인 지난 2015년 9월부터 1년간 납부한 임차료 5000억원보다 54% 증가한 금액이다. 또 운영 4년차인 내년 9월부터는 매년 1조1800억원의 임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공항 면세점 철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3년차인 올해부터 2900억원을 시작으로 매해 3100억원, 3300억원으로 액수가 늘어난다. 신세계면세점은 매년 800억~900억원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리스크로 인해 매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면세업계에 운영비 부담이 고통으로 다가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지금까지 사드 리스크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임대료 부담으로 적자 폭이 커진 업계의 공항면세점 철수설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미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철수를 진행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사드 사태로 주고객층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영업 환경이 예상치 못하게 급변했다”며 “현재 상태로는 남은 사업 기간 수조원에 이르는 공항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롯데는 타 업체와 달리 자발적으로 임차료를 높게 적어냈고, 공항면세점의 매출액 자체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또 공항공사 측은 내년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함에 따라 기존 제1여객터미널의 임대료가 사실상 감소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임대료 인하 요구는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의 임대료는 국가계약법을 준수해 지불해야 하는 세수”라며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과 여객수도 줄어들지 않아 임대료 인하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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