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문재인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1일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국민들은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고, 이에 따라 국회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29~30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정기국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8.7%로, 신뢰한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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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슬로건에 대해 응답자의 54.3%가 호감을 나타냈지만, 국회가 이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3.2%로 다수를 차지했다.
국민은 국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고, 특히 여야 간 소통과 협치가 매우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국민의 57.7%는 ‘국회가 입법과 예산ㆍ결산 심사 등 입법부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여야 간 소통과 협치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7.9%에 달했다.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로는 ‘여야가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39.7%), ‘야당의 무조건적인 반대가 여전하다’(19.5%), ‘국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기 어렵다’(13.8%) 순이었다.
국회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국회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57.3%는 ‘이번 정기국회 때 국회가 법안처리 등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실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고,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2.1%였다.
국민이 정기국회에서 요구하는 바는 주로 민생과 안보, 일자리 문제였다.
9월 정기국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민생법안 처리(28.3%), 안보문제(27.7%), 일자리문제(23.1%)가 다수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일자리문제를, 30~50대는 민생법안 처리를, 60대 이상은 안보문제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날 개회사에서 밝힌 바 있는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개정 의견이 현행유지 의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국민의 59.4%는 “다수가 찬성하더라도 쟁점법안의 통과가 어려워 법안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선진화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정 찬성자 중 73.9%는 이번 20대 국회부터, 24.7%는 다음 21대 국회부터 개정법을 적용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여야 간의 물리적 충돌로 인한 파행적 국회운영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3.1%였다.
정 의장은 “국민들은 정기국회에서 협치를 통한 민생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국회의 모습을 가장 보고 싶어 하신다”고 해석하며 “일하는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위해 국회선진화법의 근본 취지는 유지하되 국회 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 달라”고 각 당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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