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벼랑끝 한국기업] ‘사드 보복’ 中 롯데마트 순손실 1500억…“그래도 철수 없다”
中 매장 112개 철수 쉽지 않아
사업재개 위해 수차례 만남 허사
“정치적 해법뿐…”실낱 기대

“8월 한ㆍ중 정상회담에 많은 것을 기대했는데 잘 안됐죠.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준비된 대안이 없습니다. 그래도 중국에서 철수는 없다는 게 롯데마트의 입장입니다.”(롯데마트 관계자)

‘사드 보복’에 롯데마트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백화점ㆍ월드ㆍ시네마를 포함한 20여개 롯데그룹 계열사는 이미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다. 롯데마트를 포함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쉽게 중국 사업에서 철수를 진행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그룹은 중국사업을 앞으로의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13억 인구에 달하는 큰 시장규모와 경제성장 잠재력을 계산했을 때, 절대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롯데그룹 측의 입장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점들을 거듭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시장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롯데의 속앓이는 커져만 간다. 특히 최근 중국사업에 있어서 추가 자금을 수혈한 롯데마트는 유난히 힘들어하고 있다.

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업체 측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홍콩 롯데쇼핑 홀딩스가 중국 금융기관에서 직접 차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롯데마트에 3억달러(한화 3400억원)의 자금을 긴급조달했다. 지난 3월 3억2000만달러(한화 3600억원) 수준의 운영자금 원조에 이은 두번째 지원이다.

업계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이 금액을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수혈한 3억달러 중 2억1000만달러(2367억원)는 기존에 계획돼 있던 단기 차입금에 대한 상환이 목적이다. 나머지 9000만달러(1014억원)만이 현재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롯데마트의 임대료와 인건비 명목으로 사용된다. 롯데마트는 이번 9000만달러의 운영자금으로 약 4개월치의 임대료와 급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투입 금액에 있어서도 비슷한 수준의 임대료와 인건비 지원이 들어갔다. 나머지 금액은 상품을 매입하는 자금으로 사용됐다. 즉 롯데마트의 매달 순손실 규모는 2250만 달러(254억원) 수준인 셈이다. 현재까지 순손실은 1524억원 정도, 올해 연말까지 상황이 이어질 경우 2000억원 대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철수는 없다”는 것이 롯데마트 입장이다. 현지에서 롯데마트가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112개에 달한다. 롯데마트 입장에서는 사업 철수가 쉽지 않다. 최근 전면 철수를 결심한 이마트는 중국 매장수가 6개에 불과했다. 롯데마트의 매장 개수가 20배에 달한다.

그래서 사업 재개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진행했다. 올해초 협상단을 파견해 현지 당국과 사업 재개를 위한 만남을 수차례 가졌다. 하지만 협상은 끝내 무산됐다.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이라는 정치적 차원에서 생긴 영업중단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정부의 발빠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상황이 정치적 문제에서 시작된 만큼 정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