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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부 최종수정 임박…‘학부모 vs 교사’ 갈등] 학부모 “추천서등 교사에 전권 불만”…교사들 “막무가내식 수정 요구 난감”
오는 31일로 정해진 학교생활기록부 수정 기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를 비롯해 학생ㆍ학부모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지막까지 대입에 유리한 내용을 기재하고 싶어하는 학생ㆍ학부모와, 평가권을 침해당하는 수준의 학생부 수정 요구에 시달리는 교사 간의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부 수정 기한 마감을 앞두고 일선 학교에서는 담임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생부를 확인하고, 추가 기재 또는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수정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일선 학교 구성원들의 목소리다.


우선 학생부 관리를 비롯해 대학 추천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담임교사에게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지원을 위해 학생부 수정을 요구하거나, 작성한 학생부에 대한 불만 사항을 말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다.

서울 일반고에 재학 중인 고3 A(18) 군은 “학종에 지원할 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지난 여름방학동안 했던 봉사활동과 독서활동 등의 추가 기재를 요청하고, 과목별 세부특기사항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학종 합격 확률이 낮다며 핀잔만 들었다”며 “논술 전형이나 정시를 지원하라고 추천받긴 했지만 선발 인원이 훨씬 많은 학생부 전형에 최선을 다할 권리마저 뺏긴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울 일반고에 재학 중인 딸이 있는 B(49ㆍ여) 씨는 “대학에 보낼 추천서를 부탁해야하는 입장에서 교사가 불성실하게 진학상담을 하거나 학생부 수정을 하더라도 제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상위권 친구들의 학생부를 봐주느라 바쁜 담임교사가 성적이 중위권인 자신의 학생부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강남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 학원 원장은 “담임교사나 과목별 세부특기사항 작성을 담당하는 과목 담당 교사의 학생부 관리에 불만을 갖고 컨설팅 업체를 찾아오는 학생ㆍ학부모가 상당히 많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부 관리와 관련해 받고 있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막무가내식으로 학생부를 고쳐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가장 많은 시기가 이 때라고도 설명했다.

서울시내 한 고교 교사 C(43) 씨는 “사설 학원에서 컨설팅을 받아 온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해달라는 경우가 있는데, 대학 수준의 도서를 읽은 내용을 기재해달라고 하는 등 해당 학생의 학습 수준이나 과정과 동떨어진 것을 적어달라 할 때도 많다”며 “대학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수차례 설명해도 무작정 넣어달라고 요구할 경우엔 난감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고교 교사 D(50) 씨는 “간혹 교육부 지침 상 학생부에 적을 수 없는 외부활동임에도 기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교사 입장에선 평가권을 침해당하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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