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방송 장악’ 정치권 ‘뜨거운 감자’…與野 힘겨루기
- 與 “국민 신뢰ㆍ공정성 회복” VS 野 “방송 장악 노골화”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ㆍ국회팀]정치권에서 ‘방송 장악’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야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방송ㆍ언론의 ‘공정성’을 놓고 보수-진보 양 진영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공세를 높이는 형국이어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공영방송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 신뢰가 땅에 떨어진지 오래”라며 “10년간의 방송 정책에 대해 근본적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2017년 방송통신위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도 문 대통령은 언론계 자체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정권의 목적으로 언론을 장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며 “지배구조 등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된 법안의 통과를 위해 정부가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 신뢰와 공정성 회복을 강조하며 정부의 언론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 회복할 자정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하며 일부 방송사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소관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이효성 위원장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상파 재허가와 종편 재승인 심사 시 중립성과 자율성을 집중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보고해 방송을 중심으로 한 언론계에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은 당내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까지 출범시키고 문재인 정부의 언론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새로 임명하고, 문 정부의 ‘방송장악’을 저지하는데 강력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대표-최고위원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방통위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골적인 방송장악 저지 의사를 드러냈다”며 “방송 자유와 독립에 대한 정부의 철학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은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로 판명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송의 자유는 정부가 아니라 방송 구성원의 자율적 행동과 시청자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만약 공영방송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사퇴 종용 공영방송 내부의 노사갈등을 부추긴다면 우리당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정치적 법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후폭풍을 문재인 정부가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청와대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해 “정권홍보용 정치쇼가 국민 시청권을 무시하고 버젓이 생중계됐다. 권력에 의해 완벽히 장악되고 길들여진 언론의 자화상을 국민들께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권언유착이 이 정도면 민주주의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며 “정권의 일방적인 홍보에 야당의 반론권 보장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노무현 정부 때 가장 크게 무너졌다”며 “현 정부가 독립성 훼손을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방송 장악’을 비판했다.

이효성 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들어 임명을 반대해 온 야당으로서는 향후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여 정부ㆍ여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