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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계란 파동 ②] “인체 무해”vs “단정 일러”…소비자는 멘붕
-식약처 “인체에 유해한 수준 아니다”
-의협 “장기 섭취시 안전하다 단정 일러”
-보건학회 “만성독성 영향 간과”
-소비자 “먹어도 된다는건지 안된다는건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그래서 계란을 먹어도 된다는건지 먹으면 안된다는건지 뭐가 진실인거죠? 자꾸 다른 얘기들이 나오니까 더 불안해져요.”

4살 아이를 둔 주부 김모씨는 요즘 살충제 계란 때문에 불안하다. 김씨는 그동안 아이가 좋아해 계란찜, 계란국과 같은 음식을 거의 매일 먹였다. 특히 매일 먹게되다 보니 비싼 친환경 인증 계란보단 저렴한 일반 계란을 구입해왔다. 김씨는 생활비를 조금 아끼려고 아이에게 몸에 해로운 계란을 먹인 것 같아 미안한 마음까지 들고 있다. 김씨는 당분간 계란 파동이 해결될 때까지 두부, 단호박 등 다른 음식을 아이에게 먹일 생각이다.

[사진=한 소비자가 계란을 둘러보면서 고민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에그포비아’란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지만 살충제 계란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는 살충제 계란을 평생 먹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한 반면 대한의사협회, 한국환경보건학회 등 전문가단체는 살충제 계란을 안전하다고 단정하는건 아직이르다고 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합동 브리핑에서 살충제 검출 계란의 위해성 평가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는 살충제가 함유된 계란을 다량 섭취해도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위해평가는 최대검출량과 계란 섭취량을 근거로 인체노출 허용 기준 대비 위해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번 전수조사에서 나온 5개 살충제 성분 모두 급성위해도와 만성위해도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위해평가를 실시한 권훈정 한국독성학회 회장(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국민 중 계란을 많이 먹는 극단섭취자(상위 97.5%)가 살충제가 최대로 검출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살충제 5종을 위해 평가한 결과에서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살충제 5종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었더라도 한 달 정도 지나면 대부분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매일 2개 반씩 평생 먹어도 건강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 결과가 나오자마자 전문가 단체는 반박했다.

정부 발표 이튿날인 22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식약처 발표대로 살충제 검출 계란이 인체에 심각한 해를 가할 정도로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닌게 맞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 발표에 앞서 의협은 살충제 계란 섭취로 인한 급성 독성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급성 독성 영향이 없다는 것이지 장기 섭취시에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단언한 정부 발표는 섣부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환경보건학회 역시 정부 발표에 반박하는 의견을 내놨다. 환경보건학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계란은 매일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1회 섭취나 급성 노출에 의한 독성 가능성이 중요한게 아니다”며 “급성 독성의 미미함을 강조하지 말고 만성 독성 영향 가능성을 고려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학회에서 다른 의견이 나오자 식약처는 재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했다.

식약처는 “위해 평가에 포함된 만성위해도는 평생 매일 계란을 먹는 경우를 추정해 평가한 것”이라며 “계란뿐만 아니라 계란이 들어간 가공식품까지 포함한 국민 계란 섭취량과 검출된 살충제 최대 용량을 대입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평가 목적은 살충제 검출 계란을 실제로 먹은 사람에 대한 위해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살충제 검출 계란을 섭취하라는 의미도, 수 십개씩 평생 매일 먹으라는 뜻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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