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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파격’ 넘어 충격…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 부정 등 법조비리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지난해 5월22일.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춘천지방법원장은 강원대 법원전문대학원에서 45명 학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 학생이 “단순히 법관 개인에게 윤리를 강조한다고 해결될 문제냐”고 따졌다. 김 법원장은 피하지 않았다. “또 다시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 상황을 야기한 데 대해 송구합니다. 공정한 사법시스템을 만들어 사법부 전체에 대해 국민들의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양승태(69) 대법원장의 후임으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해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를 증진할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기사 4·10면


부산 출신의 김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3년 사법시험 25회에 합격한 뒤 판사가 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수석부장, 서울고법 부장 등을 거쳤다.

김 후보자의 대법원장 지명은 한마디로 ‘파격’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국회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 3·4대 조진만 전 대법원장(1961~1968년 재임) 이후 49년 만에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대법원장이 된다. 법원장이 곧바로 대법원장이 되는 건 사법 사상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사시 12회(1970년)인 현 양승태 대법원장보다 13년 후배다. 현 대법관 13명 가운데 그보다 기수가 높은 대법관은 9명이나 된다. 일선 고등법원에도 김 후보자보다 연수원 기수가 앞서는 부장판사들이 많다. 보수적인 법원 조직에서 서열 1순위인 대법원장 밑에 다수의 선배 기수가 자리하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회장을 했고, 지난 3월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를 외부에 공개하며 지금까지 사법개혁 움직임을 이끄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도 지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인권법연구회 활동에 대해 “편견이 깨진 계기가 됐다. 그 이후 사회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아들과 딸 모두 현직 판사로 재직 중인 ‘판사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딸(34)은 연수원 38기, 아들(31)은 42기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기자들에게 “법원이 처한 현실이나 상황이 대내·외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지 주목받는 이유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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