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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푹푹 찌는 올 여름 불쾌지수 상승에 112신고 급증
-7월에 하루 평균 5만8597.8건 신고
-기상관측 이래 4번째 무더위 탓 ‘불쾌지수’ ↑
-민원 폭주에 긴급사건 출동시간 늦어져

[헤럴드경제=원호연ㆍ정세희ㆍ김유진 기자]여름철 후텁지근한 날씨에 불쾌지수가 올라갈 때마다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현장 경찰관들의 고충지수도 함께 올라간다. 기온과 습도가 덩달아 올라가는 7월에 112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밤 서울 광진구의 한 지구대에는 끊임없이 신고 전화가 울린다. 전화통화를 막 끝낸 경찰관은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집 밖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더위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며 “조그마한 일에도 신경질을 부리면서 112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한다. 

[사진설명=무더위가 엄습하면 치안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관의 고충도 늘어난다. 더위에 신경이 곤두선 시민들의 신고 전화가 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지구대에서 신고 전화를 받는 경찰관 정세희/say@heraldcorp.com]

실제로 여름철에는 112 신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인 지난 5월 167만2009건이었던 112 신고건수는 6월에는 169만3건으로 크게 늘지 않았지만 본격 여름철인 7월에 접어들면서 181만6532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신고 건수 역시 5월 5만3935.8건에서 7월에는 5만8597.8건으로 늘었다. 지난 7월 평균 최고기온이 30.6도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네번째로 더운데 따른 것이다.

여름철에 신고가 늘어나는 범죄는 단연 폭력사건이다.

동대문구 한 파출소의 경찰관은 “습도가 많고 후덥지근할 때는 사람들이 짜증이 나니까 싸움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양측의 이야기를 더욱 신경 써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날씨 및 요일특성과 범죄발생의 관계의 분석’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높아질수록 살인과 강간, 폭력 범죄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서로 상호관계가 늘어나면서 대인범죄가 많아지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범죄 신고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각종 민원 신고도 늘어난다.

한 경찰관은 “노숙자들이 공원 벤치 등에 누워 자고 있어 앉을 자리가 없다거나 동물 사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도 들어온다”면서 “심지어 새벽에 닭이 울어 시끄러워 잘 수가 없다는 신고에 주인을 설득해 시골로 내려보낸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외에 공사소음이 너무 시끄럽다며 “구청장 전화번호를 달라”며 112 신고를 하거나 택시나 버스가 너무 잡히지 않는다며 순찰차를 태워주면 좋겠다는 신고 등이 대표적인 비긴급 민원 신고 사례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하는데 항공사에 전화해 달라며 13차례에 걸쳐 신고를 한 민원인에게 ’직접 항공사에 전화를 하시라‘고 안내하자 다짜고짜 욕설을 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민원 신고가 많아질 경우 이에 일일이 대응하다보니 정작 살인 사건 등 경찰이 최대한 빨리 대응이 필요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출동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해 1177만2000여건의 112 신고가 접수돼 788만2000여건에 대해 실제 출동이 이뤄진 2012년에는 경찰관이 평균 3분 34초만에 현장에 도착했던 반면 1910만4000여건 중 1071만9000여건을 출동한 2015년에는 그 시간이 5분 9초로 늘어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이 빠른 112 신고 출동에 달려있는 만큼 긴급성이 낮은 민원 신고 전화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정부민원콜센터 110으로 해주시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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