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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력충돌 고비 넘긴 북미 물밑대화 나설까
-틸러슨 美국무 “북한과 대화 관심 지속”

[헤럴드경제=신대원ㆍ유은수 기자] 가파르게 치솟던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한고비를 넘기면서 북미가 물밑접촉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북한의 괌 포위사격 예고 이후 ‘불바다’, ‘핵전쟁’,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 장전 완료’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말 전쟁을 이어갔지만 ‘지켜보겠다’, ‘대화 노력하겠다’며 벼랑끝에서 한발짝씩 물러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4일 전략군사령부에서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 받은 뒤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지켜보겠다는 발언에 대해 “지금으로써는 응답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대한 관심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틸러슨 장관은 이어 “그러나 그것은 그에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북미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과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최고 수준에 달한 한반도 긴장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미간 대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북미 양국은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간 이른바 ‘뉴욕채널’을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에서 대미협상을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이 최근 방미를 추진했다 불발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에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에게 북미대화를 타진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뒤따랐다.

다만 당장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만 벗어났을 뿐으로,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게 공을 넘기면서 내부적으로 명분을 축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 해군 제독 출신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전 사령관은 “솔직히, 우리는 매우 위험한 순간에 처해있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오늘 아침 전쟁으로 향할 것으로는 생각지 않지만 불행하게도 4~5일 전보다는 전쟁에 가까워졌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 역시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괌 포위사격이 살아있는 카드임을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김 위원장의 전략군사령부 지휘소 방문 때 ‘남조선 작전지대’, ‘일본 작전지대’, ‘태평양지역 미제 침략군 배치’라는 제목이 적힌 지도를 의도적으로 함께 공개함으로써 대남ㆍ대일ㆍ대미 위협을 노골화했다.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북한에게 도발 명분이 될 수도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ㆍ위협에 대응해 연합 무력시위와 UFG를 전후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추가 전개 등을 협의중인데, 김 위원장이 지켜보겠다고 언급한 ‘미국의 행태’와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쟁만은 막겠다고 했지만 북한이 훈련이라고 해도 괌을 겨냥해 미사일을 쏜다면 미국은 정당방위라면서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북한이 빌미를 주느냐, 안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이어 “다음주 UFG가 시작되면 말싸움이 또다시 커질 텐데, UFG 종료 뒤 북미 간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으로선 쉽게 타협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위기가 더 크면 타협 가능성도 크고, 위기가 약하면 오히려 타협 가능성이 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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