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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광복절 ①] “태극기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애국 표현도 각양각색
- 위안부ㆍ천안함 사건ㆍ독도…관심 애국 이슈도 다양
- 팔찌ㆍ에코백 등 일상 용품으로 생활 속에서 ‘언제든지’ 표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애국’의 표현이 달라지고 있다. 태극기로 점철되던 애국의 상징이 더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으로 분산되면서 관련 시장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80년대 민주화 운동권 세대들에게 애국의 표현은 태극기 하나로 수렴됐다. 태극기를 펄럭이며 도심을 누볐고, 태극기를 접어 머리띠를 둘렀다. 하지만 최근 사회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은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 중 배지, 에코백 등 생활용품을 구매하면서 관련 단체에 판매수익을 기부하고 뜻을 기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코즈 마케팅이 새로운 애국 마케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리몬드는 소녀상 배지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존엄과 고귀함을 표현한다. [출처=마리몬드 홈페이지 캡쳐]

우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고귀함을 표현하는 마리몬드는 이러한 소비의 대표적 사례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꽃을 부여하는 휴먼브랜딩 ‘꽃 할머니 프로젝트’는 마리몬드의 주요 프로젝트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일생에 어울리는 꽃을 찾아 휴대폰 케이스, 노트, 배지, 팔찌, 의류 등의 제품으로 제작한다.

10번째 김복동 할머니의 꽃은 ‘고귀함’이라는 꽃말을 가진 ‘목련’이다. 김복동 할머니는 올해 9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집회와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묵묵히 계절을 이끄는 ‘목련’처럼 활동 중이다. ‘희움’의 ‘의식팔찌’는 형형색색의 팔찌에 ‘Blooming their hopes with you(그들의 희망을 당신과 함께 꽃 피우길)“이라는 문구를 새긴 제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일부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실제 영화 ‘군함도’ 제작발표회에 주연 배우인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가 위안부 팔찌와 배지를 달고 참석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배지를 제작한 고등학생들도 있다.

최민(18ㆍ서울 대동세무고 2학년)양과 이수윤(18ㆍ서울 덕원여고 2학년)양은 ‘천안함 기억 배지’를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순직 해군 장병 유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이들은 천안함 피격사건이 대중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는 것에 안타까워 하던 찰나에 지난 2월 ‘Thanks for 772’ 프로젝트를 기획해 해군 수병 이미지의 천안함 기억 배지를 만들었다. ‘772’는 천안함의 선체 번호다. 두 고등학생들은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13일까지 온ㆍ오프라인으로 700개의 배지를 판매했다.
최민 양과 이수윤 양은 천안함 기억 배지를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순직 해군 장병 유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출처=대한민국해군 인스타그램 캡쳐]


독도 사랑에 대한 팔찌도 인기다. 패션그룹 다나㈜는 ‘내 이름은 독도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새겨진 팔찌와 에코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 수익금을 독도소녀상 건립에 기부하고 있다. 다나 관계자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별개로 볼 수 없는 사항”이라며 “팔찌ㆍ에코백의 수익금이 일정 금액 이상 모이면 도의회가 조성하는 독도소녀상 건립 기금에 이를 후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코즈 마케팅이 보편화되면서 애국의 표현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디자인제품과 함께 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는 소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성이 강한 사회에서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내가 구매하는 제품들인데 그 제품들이 특정 상징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더욱 값진 소비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단순히 정치적인 목적을 넘어서서 아름답게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욕구가 발현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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