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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에 안드는 댓글 접어버리자’ 우르르…전쟁터 된 네이버 뉴스
-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접자는 집단행동 늘어

-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부작용 우려 높아져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접기 요청합시다’, ‘댓글 접어버립시다’

최근 한 네이버 정치 뉴스 댓글에 달린 댓글이다.

이 댓글에는 수백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결국 해당 댓글은 접혀졌다. 댓글 창은 ‘다수의 사용자 요청에 따라 자동으로 접힌 댓글입니다’라는 글로 도배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댓글창이 다 접혀있어서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하기도 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뉴스 댓글접기 기능을 도입한 뒤 댓글 접기 기능을 통해 자신과 의견이 다른 댓글을 못 보게 하는 집단행동이 발생하고 있다.

본래 댓글 접기 기능은 지난달 22일 네이버가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댓글 문화’를 만들겠다고 도입한 서비스다. 이용자가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발견해 ‘댓글접기요청’을 하면 해당 댓글은 바로 안보이게 처리된다.

하지만 현재 네이버 댓글창은 자신이 보고싶지 않은 댓글을 보지 않게 해달라는 의견 표현 정도를 넘어버렸다. 일부 극단적인 성향의 이용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노출되지 않도록 집단적으로 댓글접기 요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송영길ㆍ손혜원, 김군자 할머니 빈소서 엄지척 기념사진 논란’이라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 대표적이다. 이 기사에는 다수의 사용자 요청에 따라 접혀진 댓글이 144개에 달한다. 가장 상위권에 노출되는 공감을 많이 받은 베스트 댓글도 10여 개가 접혀 클릭하지 않으면 볼 수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댓글을 보는 이유는 사회의 주된 여론을 파악하기 위함인데, 공감을 많이 받아 상위권에 노출된 베스트댓글의 경우 주된 민심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과 의견이 다를 경우 주된 여론으로 표출되는 것에 대한 반대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뉴스 댓글이라는 공간이 특정세력간의 주도권 다툼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는 “개인이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보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정치적이나 상업적 목적을 갖고 특정 집단이 여론을 형성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며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사진1>지난 25일 네이버 뉴스 베스트댓글이 다수의 사용자에 의해 연이어 접혀진 모습 캡처

<사진2> 네이버 뉴스 댓글접기 서비스 도입 한달, 일부 이용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댓글을 함께 접자고 요청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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