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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은 외면하고 노년은 갈라서고…지금은 ‘결혼 수난시대’
-청년층 혼인율 매 해 하락…초혼 연령 높아져
-이혼 연령도 상승세…이혼 비율 1위는 ‘황혼’
-전문가 “전연령층에 개인화 현상 확산 영향”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한 때 행복한 삶을 위한 ‘통과의례’쯤으로 여겨지던 결혼이 이젠 청년과 노년 모두에게 외면 받고 있다.

29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1.0세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2006년 남자 31.3세, 여자 28.8세에서 10년 만에 남자 1.9세, 여자 1.2세가 각각 높아진 것이다. 평균 초혼연령은 2010년 남 32.0세, 여자 29.6세에서 2014년 남자 32.8세, 여자 30.7세 등 매 해 높아지고 있다.

결혼 수난 시대다. 결혼이 이젠 청년과 노년 모두에게 외면 받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

청년층의 혼인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년간 25~29세의 남녀 혼인율은 51.0건, 74.9건에서 29.2건, 55.7건 수준으로 급락했다. 혼인율이란 해당 연령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말한다. 이 연령대 남자의 혼인건수는 거의 반토막났음이 확인된다.

20~24세 남녀 혼인율은 5건, 16.1건에서 2.8건, 7.8건으로 역시 반토막 났다.

청년층 사이에서 결혼 기피 현상이 뚜렷해진 반면 노년층에선 황혼이혼, 졸혼 등이 유행처럼 번지며 혼인율이 떨어지고 있다.

시의 평균 이혼연령을 보면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06년 남자 43.6세, 여자 40.3세 ▷2010년 남자 46.1세, 여자 42.8세 ▷2014년 남자 47.8세, 여자 44.8세 등 매해 늙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자 48.6세, 여자 45.7세로 처음으로 둘 다 45세를 넘어섰다.

이는 노년층 이혼건수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서울시 통계를 봐도 전년 시내 전체 이혼 건수 1만777건 가운데 ‘혼인지속시간 20년 이상’ 이혼이 6194건(34.8%)을 차지했다.

이런 ‘황혼 이혼’ 건수는 지난 2010년 27.2%로 처음으로 ‘4년 이하’ 이혼(24.9%)를 앞지른 후 2012년 30.0%, 2014년 32.3% 등 상승을 거듭하며 줄곧 1위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적인 요인 등 개인 사정은 있겠지만, 결국에는 ‘결혼은 필수, 이혼은 금물’이란 전통적인 가치관이 옅어진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전연령층에 개인화 현상이 강해지면서 결혼과 관계 유지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시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혼인과 이혼을 보는 시민 시선은 이미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 2006년에는 시민 23.5%가 ‘결혼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데 동의했지만, 전년에는 11.8%만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반대로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은 이 기간 28.9%에서 45.0%로 껑충 뛰었다.

이혼 또한 지난 2006년만 해도 시민 17.3%는 ‘어떤 이유라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나 전년에 같은 대답을 한 시민은 8.5%에 불과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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