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절정 ‘BJ철구’가 입길에 올랐다. 게임을 주로 하는 그 방을 찾았다. 욕설이 많다는 이유로 언론의 뭇매를 맞은 그 날이다. 과거 방송 중 “5ㆍ18은 폭동”이라고 했다. ‘영정(영구정지) 먹이자’라는 비속어가 쇄도하는데도, 시청자는 2만명을 넘었다.
채팅창에 ‘1009’란 숫자가 떴다. 누군가 별풍선 1009개를 쏜 거다. 1개당 BJ에겐 60~70원이 돌아간다. 70원으로만 쳐도 BJ에게 7만원 가량의 돈을 준 셈이다. BJ철구는 지난해 별풍선을 정산해 4억30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3억원 넘게 버는 여성BJ도 있다. 네티즌 입맛에 맞는 말을 하거나 화끈한 몸짓을 보이면 ‘별풍선’이 연신 떠다닌다. 이들 중 일부의 SNS엔 1억원이 넘는 수입차를 굴리는 사진도 있다.
별풍선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건 폐지(廢紙)다. 1㎏에 100원 안팎으로 쳐준다. 동네 골목을 새벽부터 돌아다녀 폐지를 줍는 노인이 적지 않다. 한 시민단체 추산으론 180만명 정도다. 월 소득은 20만원 남짓이다. 노동의 가치ㆍ정당한 대가…. 부질없는 단어들은 그야말로 부질없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정해졌다. 지금보다 1060원(16.4%) 올라 과하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정부 재정으로 임금인상분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땜질처방이라는 지적이 있다. 추세이고, 대세라면 피해 최소화의 지혜를 모으는 게 맞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거고, 세상은 살아가게 돼 있어”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