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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다…사회 어두운 이면을 고발한 웹툰작가들
[헤럴드경제=윤서형 인턴기자] 만화라는 장르가 지금 같이 주류의 문화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가까이 두고 향유하게 된 데는 웹툰의 역할이 컸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소비자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해 이전보다 훨씬 쉽고 다양하게 만화를 접하고 있다. 2014년 네이버가 웹툰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10년간 누적 조회 수는 거의 300억건에 달했다. 더불어 하루 평균 웹툰 이용자는 약 62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늘어난 구독자와 함께 웹툰의 문화적ㆍ사회적 파급력은 높아졌다. 몇 년 전부터 영화와 드라마 업계에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는 영화 ‘내부자들’, ‘이끼’와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미생’ 같은 흥행작들도 다수 있다.

[사진=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대표이미지]

웹툰은 문화 업계에서의 성공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파급력을 자랑하며 순기능을 하고 있다. 많은 웹툰작가들은 그림을 통해 우리 사회가 듣지 못하는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연세대 대학원생이 교수에게 앙심을 품고 폭발물을 만들어 세간을 놀라게 한 사건이 있다. 대학원 내 교수의 이른바 ‘갑질 논란’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2015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던 ‘인분교수’ 사건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생인 염동규씨는 대학원생들이 겪은 부조리를 고발하는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을 2015년부터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학원 현실은 정말 어두운데 그 어두운 현실들이 알려져 있지 않아 학교에서도 관심이 없다”며 “문제를 어떻게든 공론화시켜야 대안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국 웹툰에 이르렀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사진=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한부분]

그는 2016년에 성균관대학원 졸업생들이 겪은 구상권 소송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당시 졸업생들은 14년 전 대학원생 시절에 도왔던 교수의 연구 때문에 고소를 당했다. 해당 교수는 과거 실험 결과를 조작했고 손해배상의 문제가 생기자 파산 신청을 했던 것이다. 교수가 피해 간 손해배상 청구액은 그대로 실험에 참가했던 대학원생들에게 옮겨갔고 이들은 모두 10억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교수의 실험 조작 사실은 전혀 몰랐지만 꼼짝없이 빚더미에 나앉게 됐던 이들은 염동규씨를 찾은 것이다. 염 씨가 그려준 웹툰 덕분에 사건은 공론화 되면서 시민들과 성균관대 동문회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

오는 8월 첫 방송되는 드라마 ‘구해줘’의 원작 웹툰 ‘세상 밖으로’는 사이비 종교 단체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외에도 소외 계층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사회 초년생이 겪는 갖은 회사의 횡포를 그린 웹툰 ‘열정호구’ 역시 우리 사회의 이면을 고발한다.

웹툰 플랫폼 투믹스가 2016년 독자 51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83%는 ‘웹툰도 독서의 범주에 포함된다’라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웹툰이 자신의 문화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독자들은 이제 단순히 재미를 넘어선 가치를 웹툰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shy002120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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