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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9일’에 멈춰버린 추미애 시계
-秋, 아직도 ‘야당 대표’냐…민주당도 ‘부글부글’
-文대통령도 손 내밀었는데…與대표는 ‘부채질’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정부여당이 한 달을 공들여 겨우 퍼즐을 맞춰가던 ‘일자리 추경안’이 단 한 번에 산산조각 났다. 원활한 국정운영의 책임을 져야 할 집권여당 대표(추미애)가 불난 집(국민의당)에 부채질을 하면서다. 전직 야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향한 ‘머리 자르기(참수ㆍ斬首)’라는 섬뜩한 표현은 북한 김정은에게나 쓸법한 표현이다. 당내에서도 인간적인 도리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권이 바뀌고 여당이 된지 두 달이 가까웠지만,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시계는 여전히 야당 시절인 ‘5월9일(대통령선거일)’에 멈춰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뿌리가 같은 정당’, ‘언젠가는 함께 가야 할 정당’ 등의 표현을 쓰며 과도한 공격을 자제해왔다. 집권 후 국정운영 파트너를 염두해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사회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의 임명동의 과정에 협조하며 꽉 막힌 청문정국의 숨통을 터줬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일자리 추경안’도 마찬가지다. 보수정당의 ‘보이콧’에도 국민의당이 참여키로 하면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갔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6일 오후 1시30분’으로 추경안 심사기일을 지정하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부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단은 6일 오전 7시40분께 터졌다. 추 대표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의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다. 추 대표는 “‘이유미 씨 단독범행이다’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그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던 박지원 전 대표,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는 것은 ‘머리 자르기’죠. 실제로 더 큰 것은 ‘머리 자르기’입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미 양국이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훈련이 진행됐다.

졸지에 ‘주적’이 돼 버린 국민의당은 전날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추경안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7일 오전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해 추 대표를 맹폭했다. 사과와 사퇴, 정계은퇴 요구까지 쏟아졌다. ‘야당 등 뒤에서 칼을 꽂은 격’, ‘추 자가 들어가는 건 다 안된다’ 등의 격한 표현도 나왔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물(추경안)이 엎질러지자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아직도 야당 대표냐’는 원망이 여기 저기서 나온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가 그런(강경한) 발언을 하지 말자고 했는데…”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추 대표의 실언에 초선 의원조차 혀를 내둘렀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할 말은 많으나…어지간 해야 얘기를 하지. 에휴…”라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도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함께 국민을 위해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책임이 있다”면서 “야당이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당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그들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국민의당은 추 대표를 보고 의정활동을 하는 게 아닌 만큼 추 대표의 발언에 문제를 삼더라도 추경안 등을 보이콧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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