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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탄 캐며 중노동…조선인 한 맺힌 ‘군함도’
본명은 하시마(端島) 섬. 일본 나가사키 항에서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군함도는 야구장 2개 크기의 섬이다. 크기는 남북으로 약 480m, 동서로 약 160m로, 면적은 약 6만3000㎡, 해안선의 전체 길이는 약 1200m다.

1890년부터 미쓰비시 재벌이 소유해 석탄 채굴을 위해 주위를 매립했다. 1916년에는 철근 콘크리트조의 주택도 건설됐다. 이때, 만들어진 탄광도시의 전경이 마치 군함처럼 생겼다고 군함도(軍艦島ㆍ군칸지마)라고 불리게 됐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인을 강제 징용, 해저탄광 등에서 석탄 노동을 시켰다. 탄광 안에서 유독가스가 수시로 분출되고 작업 도중 해수가 쏟아져 들어오는 혹독한 환경과 노동조건 때문에 일명 ‘감옥섬’으로 불렸다. 당시 강제 동원된 800여명의 조선인이 철저히 격리돼 강제 노역에 시달렸고, 122명이 숨졌다는 기록도 있다.

일본 내에서는 좋은 품질의 ‘강점탄’이 채굴돼 근대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탄광이 전성기를 맞았던 1941년에는 석탄 약 41만 톤을 캐냈다. 탄광 시설, 주택 외에 초중학교, 점포, 병원, 사원, 영화관, 이발소, 미용실, 사교장 등이 있어 완벽한 도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1850년대부터 1910년까지 일본 남부 규슈(九州) 일대에 건설된 탄광ㆍ항만ㆍ제철소 등 23곳을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이라 이름 붙이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당시 한국의 반대로 지정에 난항을 겪자, 강제 노역에 대해 명시를 하겠다는 조건을 통해 등재에 성공했다. 하지만 직후 태도를 바꾸어 강제 노동의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메이지 유산’은 규슈와 야마구치 지역 8개 현 11개 시에 있는 23개 시설이다. 이 중 하시마 탄광 등 7곳에는 공식 기록상으로 5만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옥섬’ 군함도의 역사왜곡 실상을 고발하는 영상을 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에 띄웠다. 서 교수는 “일본 정부는 2년 전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올리면서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는 정보센터를 건립키로 약속하고도 아직 지키지 않고 있다”며 “세계인들에게 일본의 역사 왜곡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군함도의 진실’이란 제목의 15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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