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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文 대통령 방미 결과 두고 “온갖 추태…개탄스러워” 비난
-대내용 매체는 ‘文 비난’ 보도, 대외용 매체는 제외 ‘수위 조절’
-조국전선 중앙위원회 성명 2004년 이후 처음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북한은 4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두고 “해결을 기다리는 천사만사를 제쳐두고 미국 상전에게 먼저 찾아가 위대한 한미동맹이 자신의 뿌리이고 그것이 있어 오늘이 있다느니 하며 온갖 추태를 다 부렸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공식기구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위원회는 이날 7ㆍ4 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을 맞아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 3대 원칙을 틀어쥐고 자주통일의 전성기를 열어 나가자’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래픽=이은경/pony317@heraldcorp.com]

조국전선은 성명에서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의 승인 없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느니, 대화를 해도 미국의 승인 하에서 하겠다느니 하고 떠들어 되었으니 실로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노동신문 등은 전했다.

문 대통령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 공식 기구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내놓은 첫 공식 입장에서 강한 비난을 발표한 것이다. 다만 북한은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1면을 통해 성명 전문을 상세히 보도하면서도, 문 대통령의 방미 결과를 언급한 대목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보도에는 포함시키지 않아 대외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성명은 “남조선에서 골백번 정권이 교체되고 누가 권력의 자리에 들어앉든 외세의존 정책이 민족우선 정책으로 바뀌지 않는 한, 숭미사대의 구태가 민족중시로 바뀌지 않는 한 기대할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며 “우리 겨레는 외세추종과 대미굴종을 일삼은 매국 역적들을 결단코 용납하지 않았다. 이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촛불민심이 넘겨준 권력을 제멋대로 남용하면서 친미굴종의 행적부터 새기고 있는 남조선의 현 당국자는 자신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와 함께 “평화통일의 첫걸음은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겨냥한 총부리를 내리고 우리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화답해 나서는 데 있다”며 “민족을 중시하고 나라의 통일문제 해결을 위해 과감하게 나선다면 그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고 나갈 것이지만,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반역과 매국의 길로 가려는 자들과는 추호의 타협도 용서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전선이 중앙위원회 이름으로 공식 성명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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