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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개성공단 비대위, 다음주 방북 신청…남북 관계 물꼬 트이나
-비대위 측 “文 대통령 G20 참석 후 방북 신청”
-신청 규모 200명 육박할 듯
-현대 방북 신청 추진, 스포츠 교류 박차 ‘청신호’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문재인 정부 방미 일정 이후 곳곳에서 대북교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북 신청을 계획하고, 현대그룹도 정몽헌 전 회장의 금강산 추도식 재개를 목표로 방북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남북 스포츠 교류 추진까지 맞물려 정부ㆍ민간 분야를 넘나들며 남북관계 물꼬를 트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반응과 제재 일변도의 국제사회 정세를 감안,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르면 다음주 중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방북 신청을 할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사진=헤럴드경제DB]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원장은 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에서 G20 정상회의를 참석하고 돌아오면 다음주 중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방북 신청 시기를 조율해온 비대위 측은 최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ㆍ대화 병행론을 확인한 점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독일에서 대북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지난해 2월 공단이 갑자기 폐쇄되며 두고 온 설비와 재산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방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세 차례 방북을 신청했으나 통일부가 승인하지 않았다.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폐쇄 뒤 약 1년 반 만에 발을 들여놓는 셈이다.

이번 방북 신청 규모는 종전과 달리 2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부에선 입주기업 관계자 가운데 약 30명이 방북 신청에 참여했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선 항의성으로 신청했기 때문에 규모가 적었다”라며 “이번엔 방북이 승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입주기업, 영업기업 관계자들이 대부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도 정 전 회장의 14주기 추도식을 위해 방북 신청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2003년 8월 4일 정 전 회장이 사망한 뒤 매년 금강산 특구에서 추모행사를 열었지만, 지난 2년간은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행사를 갖지 못했다.

정부는 스포츠 교류로 남북 대화 물꼬를 틀 기세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올림픽 참여 지원을 요청했다.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남북 태권도 시범단의 교류 확대를 국정과제로 반영해 추진하겠다”라며 ‘국기태권도 콘텐츠화 추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곳곳에서 대북 교류가 추진되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북한의 호응이다. 당장 방북이 실현되려면 북측 초청장과 방북 승인 등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미 지난 6월 새 정부 들어 첫 대북 접촉을 승인한 민간단체들의 방북을 거부했다. 스포츠 교류에서도 북한은 현재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자칫 급격히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설사 대화 국면에 돌입하더라도 북한의 반응이나 주요국의 입장 등을 감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내에선 한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특단의 대북정책을 발표하는 것처럼 확대해석되는 걸 경계하는 기류도 있다. 현 동북아 정세를 감안할 때 너무 앞서 나가다간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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