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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2전차 국산변속기 시험은 ‘무한반복’ 중?
- ‘9600km 내구도시험 결함시 처음부터’ 국방규격 논란 가열
- S&T중공업, 내구도 재시험 요구 중단 가처분소송 제기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국산화 개발 단계를 끝낸 K2전차 국산 변속기가 본격 양산을 앞두고 국방규격 타당성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K2전차 국산 변속기 최초생산품 내구도시험에 대한 국방규격으로, 9600km 내구도시험 중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 이는 궤도차량용 변속기 수명이 다하는 9600km 이상을 험지 운행하면서 아무런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내구도시험 중 어떠한 결함이라도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험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생산업체인 S&T중공업은 이 기준으로는 내구도시험을 무한반복할 수밖에 없어 K2전차 국산 변속기 양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K2전차 국산 변속기 내구도시험 국방규격의 기술적 오류를 지적하는 기계공학, 자동차공학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을 비롯해 서울대 한양대 카이스트 경희대 군산대 부경대 등은 K2전차 국산 변속기 내구도시험에 대한 현재의 국방규격으로는 내구도시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 한동철 명예교수(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는 “신뢰도에 대한 요구사항이 명시되지 않은 채 9600km까지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이상적인 변속기를 만들라는 요구로, 이는 기술적인 오류이고 비합리적이다”며 “이러한 국방규격으로는 변속기의 내구도를 기술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은 자동차 산업 및 기술 발전 등을 위해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S&T중공업측은 이러한 국방규격 내구도시험 기준과 관련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방위사업청에 국방규격의 명확하고 합리적인 해석과 변경을 건의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외부 전문가 의견 수렴 등 객관적이고 기술적인 검토 절차도 없이 S&T중공업의 건의를 일방적으로 기각했다”고 S&T중공업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S&T중공업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방위사업청의 K2전차 국산 변속기 내구도 재시험 요구를 중단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소송을 제기했으며, 본안소송도 준비 중이다.

한편, K2전차의 국산 변속기 내구도시험은 지난 2월달 볼트 1개가 부러지는 고장으로 현재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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