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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訪美 이틀째] 악명 높은 트럼프의 악수외교에 文대통령 ‘트뤼도식’ 유연한 대처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악명 높은 ‘트럼프 악수외교’에 대응해 선택한 것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스타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나 4초 가량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내렸고,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를 감싸면서 자연스럽게 포옹을 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상견례 및 만찬에 앞선 두 차례 악수 때도 마치 눈싸움을 하듯 서로 깊게 응시하면서 손가락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렬한 악수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를 가볍게 감싸며 자연스럽게 ‘트럼프 악수외교’에 대응했다. [연합뉴스]

세계 각국 정상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악수외교’에 문 대통령이 무난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미 정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 정상을 만날 때에도 상대방이 아플 정도로 손을 움켜쥐거나 낚아채는가하면 손등을 두드리고, 심지어 내민 손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며 ‘악수외교’란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식으로 악수를 나눌지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행 경제인단과 차담회에서 손경식 CJ회장이 “미국에서 크게 후대하는 것으로 봐서 잘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자 손을 들어 보이며 “악수만 잘하면요”라고 하는가하면,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선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를 세계와 한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겠느냐. 정상 간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악수외교에 대해서는 자기 뜻대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담긴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외교가 본격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손을 잡고 19초 동안 놓지 않은 채 다른 손으로는 아베 총리의 손등을 쓰다듬어 뒷말을 낳았다. 아베 총리가 긴 악수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한 표정을 지은 것도 화제가 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뻘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마치 팔씨름이라도 하듯 손을 꽉 쥐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손을 빼게 만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훗날 순수한 행동이 아니었다면서 작은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고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국제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지난 3월 만났을 때는 취재진이 악수요청을 하고 메르켈 총리가 “악수할까요”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못 들은 척 얼굴을 찌푸리고 외면해 외교결례 논란을 낳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두 사람 간 불편한 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문 대통령이 악수외교의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트뤼도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왼팔로 어깨를 감싸 자신을 잡아당기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친밀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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