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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여경의날…경찰 특공대 고명진 순경·김정희 경장“먼거리서 동전도 명중”…‘스나이퍼’女 투캅스
가족들 걱정할까 부상도 숨겨
남성과 동등한 업무에 만족감

7월 1일은 여경의 날이다. 지난 1946년 80여명으로 출발했던 여경은 올해 전체 경찰 11만7000여명 중 10%를 넘는다. 그러나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여경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200여명이 근무하는 서울 경찰특공대의 경우 여경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가운데 서울 경찰특공대 정찰저격팀의 고명진(34) 순경과 교육대의 김정희(30) 경장을 만났다. 

서울 경찰특공대 여경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보안상의 이유로 모자이크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명진 순경 “여경 사격 실력 모두 상위권”=경찰특공대에 합류한지 3년차인 고 순경은 학창시절부터 사격에 관심이 많았다. 사격 전문가로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5년 동안 경찰특공대를 준비했다는 고 순경은 사격만이 주는 성취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 순경은 “200m 거리에서 원하는 목표물을 조준하려면 조정값, 신체적 호흡, 방아쇠를 당기는 세기, 풍향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 한치의 오차없이 목표물을 맞췄을 때 그 성취감과 희열을 이루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위한 특공대 저격팀의 훈련은 상상 이상이다.

고 순경은 “사격 실력을 키우기 위해 원거리에서 500원짜리 동전이나 골프공을 맞추는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진행한다. 그러나 사격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옆에서 사격을 도와주는 관측수와의 팀플레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성이 대다수인 특공대에서 여경이 사격 훈련에서 불리할 법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고 순경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사격 특성상 침착한 사람일수록 유리하다”며 “특공대에 근무하는 여경들 모두 사격만큼은 상위권 성적을 자랑한다”고 귀뜸했다.

태권도 5단에 합기도 1단을 보유한 유단자지만 여경으로서 힘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훈련보다는 가족들의 걱정을 줄이는 것이 더 큰 ‘임무’다. “훈련 도중 다치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가족들이 걱정하는 부서에 있다 보니 부상을 입어도 숨길 때가 많다. 그럴 땐 가끔씩 서럽다”며 남다른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정희 경장 “임무 앞에 성별 없어…자기 관리의 문제”=지난 2013년 서울특공대에 전입한 김 경장은 특전사 출신이다. 특전사 가운데 최정예 요원으로만 구성된다는 707특수임무대대에서 5년 동안 근무했다. 그러나 김 경장은 지난 2010년 군 생활을 돌연 그만뒀다. 어릴 때부터 군인만을 꿈꿔왔던 김 경장이었다.

김 경장은 “항상 같은 생활 패턴의 군 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너무 안일하게 지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뒀다. 전역 후에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여전해 군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경찰 특공대에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는 비슷하지만 군 생활에 비해 경찰 문화가 훨씬 융통성이 있다”며 특공대원으로서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공대의 전술부대에서 근무하다 얼마 전 교육대로 옮긴 김 경장은 교육대 내에 유일한 여경이다. 그러나 업무 앞에서는 남녀가 없다는 것이 김 경장의 생각이다. 김 경장은 “특공대에서 여자다운 것을 추구하면 일하기 힘들다. 물론 업무 외적으로 배려받는 부분은 있지만 업무 면에서는 동등하게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만약 여성이라는 이유로 업무적인 ‘배려’를 받는다면 오히려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단호히 말했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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