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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마약퇴치의 날③] 외국인 마약사범 ‘이란→미국→중국’으로 중심 이동
-관광객→영어권 강사→아시아 노동자로 이동
-조선족, 큰 수익 보장된 필로폰 밀매 적극 가담
-북한 국적자 마약 사범도 작년 6명 적발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적발된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이란인이 다수를 차지했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2005년까지 이란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제치고 국적별 외국인 마약류 사범 순위에서 가장 높은 등수를 유지했다. 이들이 사용한 마약류는 코카인, 아편 같은 마약과 대마에 집중됐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 체류하는 영어권 국가 출신 강사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대마를 피우다 적발된 미국과 캐나다인들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도 외국인 마약사범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다. 2008년 이후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인과 태국인 마약사범 숫자가 급증했다.


대검찰청의 2016년 마약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중국인 마약사범은 총 50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태국(242명), 미국(66명), 우즈베키스탄(23명)이 이었다.

마약류 범죄의 주종도 대마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바뀌었다.

1999년 이전까지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대부분 대마사범이 주류를 이뤘지만 2000년부터 향정사범이 꾸준히 증가해 2007년도 이후엔 향정사범이 대마사범을 추월했다. 2016년엔 향정사범이 86.7%, 대마사범이 10.2%를 각각 차지했다.

검찰은 향정사범의 비율이 높은 이유로 중국인들이 필로폰을 밀반입하고 투약하는 사례와 태국인이 신종마약인 야바(YABA)를 집중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을 꼽고 있다. 전체적으로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강사들과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적의 근로자들이 외국인 마약사범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마약류를 몰래 들여오는 밀수사범의 경우 중국인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검찰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중국 국적의 동포(조선족)들이 큰 수익이 보장되는 필로폰 밀매에 적극 가담한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탈북자들의 마약류 범죄 가담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08년 탈북 이후 한국에서 거주해온 전모(여) 씨는 2014년 아버지가 북한에서 탈출하다 사망하자 슬픔과 자책감을 잊으려 필로폰에 손을 댔다.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필로폰을 밀수하고 투약하는 등 약을 끊지 못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전 씨는 이달 9일 인천지법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북한 국적의 마약류 사범은 모두 6명이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2명의 북한 국적 마약 사범이 적발됐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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