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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웜비어 사망에 美 애도·분노…“北, 인간생명 무시”
-틸러슨 美국무 “매우 슬픈 소식…웜비어 가족에 애도”
-포트먼 의원 “우리 모두의 상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간) 사망하면서 미국 사회가 애도와 분노를 표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웜비어가 사망했다는 매우 슬픈 소식을 들었다”며 “국무부와 미 정부를 대신해 웜비어의 가족에게 애도를 전한다.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긴 웜비어의 부모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오토 웜비어가 2013년 미 오하이오주 와이오밍 고등학교 졸업식서 졸업생을 대표해 내빈 환영인사 연설을 하는 모습. 웜비어의 부모가 해당 영상을 미 언론 매체들에 제공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남녀가 북한의 범죄자들 손에 죽어갔다”며 “웜비어의 죽음은 다른 누구보다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州) 출신 상원의원 롭 포트먼(공화·오하이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웜비어는 매우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그는 친절하고, 관대하고, 뛰어났다. 요구할 수 있는 모든 재능을 갖췄고, 밝은 미래가 있는 청년이었다”면서 “오늘 그의 사망은 오하이오와 우리 모두의 상실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웜비어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 뛰어난 오하이오 청년의 비극적인 상실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전했다.

존 카시치 오하이오 주지사도 “모든 오하이오 주민들이 특별한 영혼을 가진 청년 웜비어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이런 끔찍한 시련 가운데서도 위대한 강함과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 웜비어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이런 참혹한 상황은 인간의 생명을 무시한 북한 체제의 사악하고 억압적인 본성을 더욱 부각시킨다”고 비판했다. 

웜비어가 재학 중이던 버지니아주립대의 총장 테레사 설리번은 “전도유망한 청년의 삶이 사라졌다. 이는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웜비어의 수많은 친구들과 그를 가르쳤던 교수들이 깊이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웜비어는 고교 시절 축구팀 주장을 맡았고 랩 음악에 빠졌던 활발한 청년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버지니아주립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 에콰도르, 쿠바 등 이국적인 국가들을 여행하곤 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위해 홍콩으로 향하는 길에 ‘영 파이오니어 투어(Young Pioneer Tours)’라는 중국 소재 여행사를 통해 북한 관광을 하게 됐다. 평양 양각도 호텔에 관광차 방문한 그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돌연 체포됐고, 같은해 3월 체제 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웜비어 석방 작전에 착수했고, 지난달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노르웨이 오슬로로 보내 북한 측과 첫 번째 직접 접촉을 했다.

윤 특별대표는 지난 12일 북한을 전격 방문해 웜비어의 상태를 직접 보고 석방을 요구했고, 다음날인 13일 억류 17개월 만에 송환이 이뤄졌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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