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사면초가 안경환] 자고 나면 새 논란 낙마론 급부상…결국 긴급회견 자처
-탈검찰화 이끌 적임자에서 낙마 위기에 몰려
-왜곡된 여성관ㆍ몰래 혼인신고 전력까지 드러나
-말 아끼다 16일 기자회견으로 뒤늦게 선회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경환(69) 서울대 명예교수가 잇단 의혹과 추문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한 칼럼과 왜곡된 여성관이 담긴 저서들로 논란이 된 데 이어 상대방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전력까지 드러나면서 안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여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명된 지 나흘 만에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지자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 후보자는 1975년 교제하던 여성 김모 씨의 도장을 위조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당시 “혼인신고가 되면 김 씨가 어쩔 수 없이 나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고 변론했으나 서울가정법원은 혼인무효 판결을 내렸다.

퇴학 위기에 놓인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4년 서울 H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안 후보자의 아들은 같은 학년 여학생을 자신의 기숙사 방에 들이고, 이를 친구들에게 말했다가 적발돼 학교 선도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 퇴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안 후보자가 당시 학부모회 임원이던 부인 박숙련(55) 순천대 교수를 통해 당시 교장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낸 이후 징계 수위는 낮아졌다. 선도위원회는 재심의 끝에 퇴학에서 2주간 특별교육을 받고 1주간 자숙 기간을 갖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허위 학력 논란도 불거졌다.

안 후보자는 그동안 자신의 저서에서 미국 산타클라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해왔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의 역대 위원장 프로필에도 박사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J.D.는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3년제 로스쿨을 졸업하면 주는 학위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신고하도록 돼 있는 한국연구재단도 미국 J.D.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안 후보자는 이번에 국회에 낸 인사청문요청안엔 박사를 지우고 ‘Juris Doctor’(J.D.)라고 적었다.

법무부는 “그동안 J.D.는 법학 박사, 로스쿨 박사, 법무박사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돼 왔다”며 “이번 요청안에는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명확하게 J.D.로 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그동안 법무부의 탈검찰화에 대해 분명한 소신을 보이며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그러나 과거 그의 저서들에서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잇달아 드러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혼인무효 전력과 허위학력 논란까지 불거지자 일각에선 사퇴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동안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던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정하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첫 해명을 내놓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퇴 여부를 밝힐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청와대와의 조율도 필요한 사안인 만큼 우선 이날 기자회견 이후 여론 추이를 보고나서 거취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