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개선불구 고용의 질 악화
올들어 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고용시장의 개선은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수 증가 규모가 3~4월 40만명대에서 5월엔 30만명대로 줄어들었고,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11개월째 지속되는 등 고용의 질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1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일자리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국회의 벽에 막혀 적기집행이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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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82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37만5000명 늘었다. 이러한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지난해 같은달(26만1000명)에 비해선 큰폭 늘어난 것이지만, 올 연초의 빠른 증가세에 비해선 상당폭 둔화된 것이다. 취업자수는 올 2월에 37만1000만명 늘어난데 이어 3월(46만6000명)과 4월(42만4000명)엔 40만명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목되는 점은 지표상 실업률이 다소 개선됐지만 체감실업률은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3.6%로 전년동월(3.7%)대비 0.1%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잠재적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1.0%로 1년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실업률도 9.3%로 전년동월(9.7%)대비 0.4%포인트 낮아졌지만, 체감실업률은 22.9%로 0.9%포인트 급등했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보조지표3에는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지난 4주간 적극적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일을 희망하고 일이 주어지면 즉시 일을 할 수 있는 잠재취업 및 구직가능자를 포함해 산출한다.
지표상 실업률의 소폭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실업률이 더 나빠진 것은 그만큼 고용의 질이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취업이 어려워지자 구직을 단념한 사람(+8만2000명)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8만5000명)이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달 건설업(16만2000명)에서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났으나, 이 가운데 10만명 정도는 일용직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교육서비스업(8만명), 부동산업 및 임대업(5만8000명), 도매 및 소매업(5만2000명) 등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불안정한 업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2만5000명 줄면서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째 감소세를 보였고, 운수업(-4만4000명)과 금융 및 보험업(-2만명)의 취업자도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지난달 5만1000명 늘며 1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